가을산에 들다 (秋山入意)
서리 내린 들길에 낙엽이 가득 쌓이고,
남은 잎 바람에 흩날리니, 가을은 절로 깊도다.
푸른 나무 한 그루 홀로 서 있건마는,
그 또한 머지않아 빛을 거두리라.
하늘 끝 노을이 불그레 물드니,
산사(山寺) 종소리 바람에 스며
마음은 고요히 비우는 듯하도다.
길 위에 흩어진 낙엽 밟으며 가노라니,
어디선가 옛 벗이 날 부르는 듯 —
돌아보니 바람뿐이로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숲은 벌써 겨울을 품었도다.
모든 것이 저리도 사라지나,
그 사라짐이 오히려 참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