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과 웹의 시대는 끝났다

AI 에이전트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by 꽃돼지 후니

우리는 오랫동안 ‘디지털 전환(DX)’이라는 말을 써왔다.
PC에서 모바일로, 웹에서 앱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지난 20년간 거의 모든 산업의 공통된 서사였다. 더 빠른 앱, 더 편리한 UI/UX, 더 많은 기능을 담은 서비스가 경쟁력의 기준이었고, 기업들은 이를 위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왔다.


하지만 지금, 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앱을 더 잘 만드는 경쟁, 웹을 더 정교하게 설계하는 경쟁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의 시대가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점진적 진화가 아니라, 인터페이스의 종말에 가까운 단절이다.

무스타파 술레이만.jpg 무스타파 술레이만 - 출처:

클릭의 시대가 끝나고, ‘의도’의 시대가 온다

우리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루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같은 방식에 익숙해져 왔다.
메뉴를 찾고, 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전환하며, 사용법을 학습했다.
“이 기능은 어디에 있지?”
“이 앱으로 무엇을 할 수 있지?”

그러나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이 질문이 완전히 사라진다.

앞으로의 인터페이스는 ‘화면’이 아니라 ‘대화’다.
사용자는 더 이상 기능을 탐색하지 않는다. 그저 의도를 말한다.

“이번 분기 비용 구조를 분석하고, 줄일 수 있는 항목을 정리해줘.”

“이번 달에 가장 성과가 좋았던 영업 패턴을 찾아서 다음 액션을 제안해줘.”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과 리소스를 배치해줘.”

AI는 질문을 이해하고, 맥락을 기억하며, 실행까지 책임진다.
이 순간부터 사용자는 ‘조작자’가 아니라 지휘자가 된다.

앱은 더 이상 목적이 아니다. AI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 쓰는 부품이 된다.


"인간이 명령을 클릭으로 표현하던 시대가 끝나고, 맥락적 언어로 원하는 것을 ‘지시’하는 시대로 들어섭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UX/UI 디자인의 변화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존재 방식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브라우저, 앱스토어, 운영체제(OS) — 이 모든 구조적 계층이 AI 에이전트로 대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말 잘하는 AI는 끝났다, 이제는 ‘돈을 버는 AI’다

AI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던 기준은 “얼마나 사람처럼 대화하는가”였다.
하지만 이 기준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 대화를 잘하는 AI는 이제 기본값이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이 AI는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AI 에이전트가 시장을 분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실행 전략을 수립하며, 성과를 측정하고, 실패를 정하는 단계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그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경제 주체다.

이때부터 노동의 개념은 근본적으로 바뀐다.

사람은 일을 ‘수행’하지 않는다.

사람은 AI에게 일을 ‘위임’한다.

성과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지휘했는가로 결정된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지능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부릴 수 있는가”다.


가장 무서운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가격’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 중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속도와 가격이다.

AI 추론 비용은 이미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 이상 떨어졌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지능의 희소성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다.

지식과 판단, 분석과 기획이 더 이상 비싼 자원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보를 아는 사람’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한다.

‘경험이 많은 사람’의 우위는 빠르게 복제된다.

‘전문직’이라는 울타리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지능이 공기처럼 저렴해질수록, 남는 것은 단 하나다. 의사결정의 방향성과 책임. 무엇을 시킬 것인가.

어디에 지능을 투입할 것인가. 어떤 문제를 풀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조직은, 아무리 많은 AI를 도입해도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조직은 사람 중심에서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된다

앞으로의 조직도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팀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AI 에이전트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관리자는 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에서, AI 작업 흐름을 설계하는 역할로 바뀐다.

채용은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니라, 어떤 AI를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된다.

이때 사람의 역할이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사람은 판단의 기준을 세우고, 가치의 방향을 결정하며, AI가 만든 결과에 책임을 지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AI는 실행자다. 인간은 최종 결정자다.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그리고 깊숙이 다가온다

이 변화는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되었고,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인식이다.

앱을 더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늦는다.
AI를 ‘보조 도구’로 여기는 순간, 경쟁에서 밀린다.
변화를 관전하는 동안, 누군가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고용해 새로운 부를 만들고 있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일을 AI에게 맡길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내 비즈니스에서 가장 먼저 ‘에이전트화’해야 할 영역은 무엇인가?

나는 AI를 쓰는 사람이 될 것인가, AI를 부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

변화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 변화는 느리게 오지도, 비싸게 오지도, 표면적으로 오지도 않는다.

훨씬 빠르고, 훨씬 저렴하며, 우리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깊은 곳까지 침투해 온다.

지금 이 순간, 선택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선택권 자체를 잃게 될 것이다.

관전자는 도태된다. 지휘자만이 다음 시대의 부와 기회를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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