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돌파는 단순한 숫자의 기록이 아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이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정책·제도·시장 심리가 한 방향으로 정렬될 경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그리고 이 성취 직후, 여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던져졌다.
“그렇다면 코스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다음 목표로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3000”을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다음 구조적 전환을 어디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응축된 발언이다.
코스닥은 원래 혁신 기업을 위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코스닥은 늘 ‘기대와 한계’ 사이에 머물러 왔다. 기술은 있지만 자금 조달이 어렵고, 성장성은 있지만 유동성이 부족하며,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문제는 기업이 아니라 구조다.
상장 이후에도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적이고
주식 외 대안적 금융 도구가 부족하며
글로벌 자본과 연결되는 통로가 협소하다
이 구조 안에서 코스닥이 3000을 향해 가는 것은, 과거의 방식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여당이 꺼내든 키워드가 디지털자산, 더 정확히 말하면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번 논의에서 중요한 지점은, 디지털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가상자산은 위험하다”는 접근이 아니라,
자본 조달 방식의 다변화
유동성의 실시간화
글로벌 투자 접근성의 확대
라는 자본시장 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토큰증권은 주식의 대체물이 아니라,
주식이 하지 못했던 역할을 보완하는 도구다.
24시간 거래 가능성
소액 분할 투자
발행–유통–결제의 자동화
이 구조는 특히 코스닥 상장 기업, 스타트업, 성장기업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논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중심으로 가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다.
은행은 신뢰의 핵심 축이지만 확산의 주체는 아니다.
은행은 규제에 강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플랫폼은 규제에 취약하지만 확산력이 강하다
디지털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보다 유통이 성패를 가른다.
누가 더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가, 누가 일상 속 결제·투자·정산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가가 관건이다.
이 점에서 여당과 이재명 정부가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참여를 전제로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다.
미래의 코스닥은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주식만 거래되는 시장이 아니라
토큰화된 증권, 디지털 채권,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자본시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구조에서는 증권사, 은행, 거래소만이 플레이어가 아니다.
플랫폼 기업, 핀테크, 디지털 지갑 사업자,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가 함께 얽힌다.
즉, 코스닥 3000은 지수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의 문제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접근 방식은 명확하다.
숫자를 목표로 삼되
수단은 구조 개혁으로 간다
코스피 5000이 상법 개정, 시장 신뢰 회복, 정책 일관성의 결과였다면,
코스닥 3000은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한 시장 확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전제는 분명하다.
디지털자산은 은행만의 것이 아니며 혁신은 참여자가 많을수록 커진다.
코스닥 3000은 단순한 목표치가 아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은행 중심에서 플랫폼 연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글로벌 자본시장은 토큰화되고 있고, 24시간 거래와 실시간 결제가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다. 코스닥이 그 흐름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뒤처지느냐의 갈림길에서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분명히 전자를 선택하고 있다.
코스닥 3000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의 이름이 바로 디지털자산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