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ple과 XRP 그리고 파트너들

결제 네트워크에서 금융 인프라로

by 꽃돼지 후니

블록체인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가격과 투기,
다른 하나는 인프라와 구조다.

리플(Ripple)을 이해하려면
첫 번째 시선이 아니라
두 번째 시선이 필요하다.

리플은 단순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제 결제 인프라를 재설계하려는 금융 네트워크에 가깝다.

그리고 XRP는 그 네트워크 안에서 투자 자산이라기보다 유동성과 정산을 연결하는 매개 변수에 가깝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리플을 둘러싼 수많은 논쟁은 다른 의미로 읽히기 시작한다.

리플 로드맵.jpg

리플의 본질은 ‘코인’이 아니라 ‘네트워크’다

리플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XRP 가격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리플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연결이다.

XRPL: 퍼블릭 원장과 토큰 인프라

RippleNet: 은행·송금사를 잇는 결제 네트워크

기관용 스택: 커스터디·유동성·스테이블코인

이 세 층이 맞물리며 하나의 구조를 만든다.

즉, 리플은 코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결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코인이 배치된 구조다.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왜냐하면
가격이 아닌 사용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네트워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 인프라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XRPL이 노리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산 구조’다

XRPL의 기술적 특징은 빠른 결제와 낮은 수수료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설명일 뿐이다.

더 중요한 목표는 국제 정산 구조의 단순화다.

전통적인 해외 송금은 여러 은행을 거치며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스트로 계좌라는 비효율을 남긴다.

리플이 제시한 해법은 단순하다.

중간 계좌 대신 디지털 자산을 유동성 매개로 쓰자.

On-Demand Liquidity(ODL)는 이 발상의 구현이다.

이 구조가 확장될수록 국제 결제의 핵심은 은행 계좌가 아니라 유동성 네트워크로 이동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리플의 전략이 드러난다.


파트너십은 기술보다 강력한 인프라다

리플을 단순 프로젝트와 구분짓는 요소는 기술보다 파트너 네트워크다.

수백 개 금융기관, 글로벌 송금사, 핀테크 기업들이 RippleNet 안에서 연결된다.

이 의미는 명확하다.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 침투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일부 기관이 실제 유동성 중개 자산으로 XRP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이것은 실험이 아니라 운영 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금융에서 가장 느린 것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신뢰 형성이다.

파트너십 확장은 곧 신뢰의 확장이다.


기관용 스택: 리플이 향하는 진짜 방향

최근 리플의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기관용 인프라 확장이다.

RLUSD 스테이블코인

Prime 유동성 플랫폼

Custody 인프라

이 세 축이 연결되면 하나의 완전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커스터디 → 유동성 → 결제 → 토큰화 금융 이는 단순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아니라

기관 금융 아키텍처다.

즉, 리플의 방향은 코인 생태계 확장이 아니라 전통 금융 내부로의 구조적 진입이다.

이 지점에서
리플은 더 이상 크립토 기업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 사업자에 가까워진다.


토큰화 시대와 리플의 위치

앞으로 10년 금융의 핵심 키워드는 단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토큰화(Tokenization). 채권, 부동산, 통화, 그리고 다양한 실물 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스마트컨트랙트보다 먼저 정산과 유동성 인프라다.

리플이 XRPL과 기관용 스택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토큰화 금융에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자산이 아니라 기존 자산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제 구조다.

리플은 바로 그 지점을 노린다.


SWIFT 이후를 준비하는 조용한 경쟁

리플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목표 중 하나는 국제 결제 시장 점유다.

이 표현은 공격적으로 들리지만 본질은 다르다.

리플이 바꾸려는 것은 단순한 점유율이 아니라 정산 방식이다.

SWIFT가 메시징 중심이라면 리플은 유동성 중심 구조를 제시한다.

이 경쟁의 결과는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 구조가 바뀌면 되돌리기 어렵다.

금융 인프라는 항상 그렇게 바뀌어 왔다.


리플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리플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가격 논쟁, 규제 논쟁, 기술 논쟁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다른 곳에 있다.

리플은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그 답은 점점 분명해진다.

리플은 코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결 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금융의 미래는 언제나 연결을 설계한 쪽에 유리하게 흘러왔다.

인터넷이 그랬고, 플랫폼이 그랬으며, 지금의 블록체인도 같은 길 위에 있다.

그래서 리플의 이야기는 하나의 코인 서사가 아니라 다가오는 금융 인프라의

초기 설계도에 가깝다.

그리고 그 설계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국제 결제의 다음 장면에서 리플이라는 이름은 이미 등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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