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_실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까요?

by 아그래

'실수'

보기도 싫고 지나가다 스치기만 해도 트라우마처럼 발목을 잡는 단어이다.


본디 필자는 01_자기소개를 통해 ADHD 검사를 받았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13만원이나 하는 검사를 하게 된 계기도 바로 '잦은 실수'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성격이 급했던 필자는 종종 크고 작은 실수를 하곤 했다. 연극반 음향 스태프일 때 멍 때리다가 음악을 틀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토론 대회에서 달달달 외웠던 반대편 주장을 말하는 등 말이다.* (*난.. 찬성팀이었는데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실수를 범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지 모르겠으나 나는 주로 자책을 했다. 그러다보면 스스로 위축되고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렇게 찬란하고 화창한 나날만 기대해야 했던 고딩은 자존감 바닥 대회 1위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고딩이었던 필자는 쑥쑥 자라나 대학교, 직장을 다니게 되고 세상에는 참 말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필자는 발표에서 말 실수를 하게 되면 벌벌 떨고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는 콤플렉스 덩어리로 진화했다.


그리고 지금, 3번의 직장을 다녔고 그 과정에서 작고 큰 실수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랜딩 페이지 링크를 잘 못 넣고 광고 집행을 한다던지, 이벤트 날짜를 잘 못 명시한다던지, 오탈자가 있다던지 등 말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참 별 실수를 다 했네~ 할 정도로 다사다난했다.* ( *사실 지금도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리고 글을 쓰는 오늘도 실수를 하고 왔다.(*찡긋)


하지만 지금은 과거 자책만 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실수를 인지한 직후 '난 바보야.. 진짜 구제불능이고, 쓰레기야'라는 생각으로 여전히 괴로워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는 조금 다르게 마음을 먹어보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난 사람이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그리고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실수를 해. 내 상사를 봐. 내가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도 오늘 몇가지 실수를 했고 대신 내가 그 사람 모르게 커버해 줬잖아?' 이런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되도록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한다. 물론 한번 자책하는 생각에 사로 잡히면 다른 것이 손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책을 본다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산책을 하는 등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도 덤이다. '나에게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실수였지만, 남들은 생각보다 크게 생각 안할걸? 왜냐면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안거든' 이렇게 말이다.


아, 그리고 실수는 나만의 탓이 아니라는 것도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라면, 팀이나 상사 혹은 부하 직원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팀이니까, 크로스 체크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 나만 놓친 게 아니고 저 사람도 놓쳤네' 등등 벌어진 사건에 대해 온전하게 나만의 탓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타인이 잘못했네'라고 책임을 미루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정말 필자처럼 무조건 내 잘못이야라고 자책하며 마음의 동굴을 파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라도 생각하여 마음의 짐을 좀 덜어냈으면 하는 의미로 건네는 것이다.


정말 '실수 전문가'라고 칭할 정도로 수많은 실수를 달고 사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실수를 안하는 것'보다 중요한건 '경험'과 '대처'인 것 같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왜냐면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이런 일도 생길 수 있구나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다. 이렇게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앞으로 해당 실수가 다시 발생했을 때, 이것은 발을 동동 거리며 어떻게하지 하는게 아니라 한번 겪어봤으니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치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실수라는 덫에 걸려 자책하는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이 말은 필자 스스로에게도 건네는 것이다.) 꼭 필자가 전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실수 대처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 조금 마음의 짐을 내려놓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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