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alcoholic wine
와인은 포도로 만드는 알코올음료다. 정확히는 포도를 압착한 포도즙, 그러니까 포도주스로 와인을 만든다. 그럼 알코올이 없는 와인은 그냥 포도주스가 아닌가? 그런데 논알코올 와인이라니, 뭔가 이상하다. 그냥 포도주스랑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논알코올 와인과 포도주스의 차이는 보통 발효에서 온다. 포도주스를 발효하면 단순히 과일에서 유래하는 향기를 넘어 복합적인 아로마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니 논알코올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 후 알코올을 제거하는 작업을 별도로 해야 한다. 일반 와인보다 생산 방법이 더욱 까다롭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알코올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혼용해 사용하는 '논알코올(비알코올)'과 '무알코올(알코올 프리)'에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 이상의 알코올을 함유하면 법적으로 주류에 해당된다. 그래서 1% 미만의 알코올을 함유한 음료를 논알코올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있더라도 0.01% 미만이며, 무알코올은 레이블에 0.00%라고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논알코올과 무알코올을 엄격히 구분하는 경우가 적으니 이번 기사에서는 논알코올 와인으로 통칭하도록 하겠다.
논알코올 와인을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진공 증류 방식이다. 와인을 증류하면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는 것을 이용한다. 하지만 고온에서 와인을 끓이면 풍미가 변하는 게 문제다. 그래서 끓는점을 떨어뜨리기 위해 압력을 최대한 낮춰 증류한다. 보통 25~30°C에서 와인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알코올을 제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역삼투압 방식이다. 높은 압력으로 와인을 멤브레인 필터에 통과시키면 풍미 화합물과 페놀 성분 등은 농축되고 알코올과 물만 분리된다. 이를 증류해 알코올을 분리하고, 농축된 풍미 화합물과 페놀 성분을 재결합한다. 풍미 성분의 손실이 적은 방식이지만, 일부 생산지역에서는 와인에 물을 첨가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이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 수 없다. 마지막은 스피닝 콘(Spinning Cone) 방식이다. 와인을 뒤집힌 원뿔 기둥 모양의 틀에 넣고 빠르게 돌리면 원심력 때문에 와인이 얇은 막처럼 넓게 펴진다. 이를 통해 스팀과 와인의 접촉 면적을 넓히고 낮은 온도에서 증발 및 응축을 반복하며 와인의 구성 요소들을 분리한다. 이후 알코올만 제거하고 다른 풍미 요소들을 다시 블렌딩해 논알코올 와인을 만든다. 비교적 고품질의 논알코올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예전에는 논알코올 와인이 일반 와인의 풍미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알코올은 단지 취하게 만드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와인의 향기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고 입에서의 질감과 구조감, 여운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알코올을 제거한 논알코올 와인의 품질이 일반 와인보다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논알코올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논알코올 와인의 품질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이 많다. 최소한 술을 마시기 어려운 상황에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논알코올 와인을 마시며 간에 휴식을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파티나 대규모 모임의 와인 리스트에 논알코올 와인을 섞어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어떤 식으로든 논알코올 와인의 쓰임새는 점점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