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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memike Jan 19. 2022

복귀전


복귀전은 기다림의 서사다.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한 복귀전은 두 개다. 비교적 최근의 건은 NBA Golden State Warriors의 농구선수 Klay Thompson의 941만의 복귀전, 그 이전은 래퍼 빈지노의 복귀 무대였다. 



Klay Thompson

Klay는 2019년 Toronto Raptors와의 NBA Final 6차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당시 나는 그 경기의 중계를 봤다. Klay는 덩크 후 착지를 잘못했다. Final 우승의 운명이 달린 경기, 부상의 심각성을 인지한 그는 라커룸으로 들어가 잠시만 쉬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슛 과정에서 불린 파울콜에 대한 자유투를 던지지 않으면 경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는 라커룸에서 발을 돌렸다. 관중들은 그의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자유투 이후 그는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었다. 부상명은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그리고 이후 아킬레스건 부상이 이어져 두 시즌을 통으로 뛰지 못했다. 

완벽한 몸상태를 위해 복귀를 최대한 늦춘 Klay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는 언제나 ‘현재’에 있고자 하기 때문에 ‘can’t wait’이라는 문구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I can not wait to play in front of our fans again.”이라고 했다. 나는 Klay를 2017년 Golden State Warriors와 LA Clippers의 경기 직관 때 처음 봤다. 사실 그때 Klay라는 농구 선수를 처음 알았다. 2017년 그는 현재 NBA 3점슛 최다 기록을 가진 Stephen Curry와 함께 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었다. 팀과 팬들은 3번의 NBA FINAL 우승을 안겨준 그의 헌신에 고마워했다. 그렇기 때문에 수백억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두 시즌을 재활만 한 그를 기다렸다. 복귀전에 같은 팀 선수들은 그의 백넘버인 11이 써진 옷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의 복귀전은 팀의 승리로 성공적이었다. 



빈지노

빈지노는 운동 선수는 아니지만 나름의 복귀전을 치렀다. 2년 가까이 대중 앞에 서지 못한 그는 ‘육군 병장 만기 전역’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대학 축제에 돌아왔다. 우연히, 그리고 다행히 나는 그 축제 무대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빈지노는 E-sens와 함께 작업한 ‘OKGO’라는 노래를 들고 왔다. 그리고 24:26 앨범의 명곡이 이어졌다. 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익숙한 노래의 연속, 군대에서의 2년의 시간에 대한 참작, 그리고 복귀 첫 무대로 선택한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줬다는 대학 축제. 그의 복귀전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갈망한다. 더 이상 문화를 재미만을 위해 소비하지 않는다. 농구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데에는 선수와 가수의 내러티브(narrative)가 더해진다. 한동안 우리 곁을 떠난 누군가의 복귀전을 기다리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응원이고 격려이다. 뭐가 됐든 좋으니 건강하게만 돌아와달라는 염원이다. 그래서 복귀전은 기다림의 서사다. 


누군가를 기다림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돌아왔으면 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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