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e properly, parenting is heroic act.
(제대로만 한다면 육아도 영웅적인 일이야.)
Done properly.
(제대로만 한다면 말이지.)
-영화 인크레더블 2(Incredible 2, 2018) 중에서
한때 악당들에 맞서 세상을 구했던 남자가 육아를 한다. 일하러 가는 엄마는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돌아오겠다고 엄마는 말한다. 하지만 아빠는 스스로 자녀 셋을 모두 돌볼 수 있다며 호기롭게 장담한다.
아빠는 오롯이 아이들 돌봄을 혼자 해본 적 있었을까. 의기양양했던 처음 모습과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만 간다. 오죽하면 친구가 “도대체 언제부터 잠을 못 잔 거야?”라는 질문을 할 만큼 초췌해진다. 사춘기 딸의 첫 데이트를 신경 써야 하고, 둘째 아들의 수학 숙제를 위해 밤새 공부해야 하며, 시도 때도 없이 사고 치는 막내아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이들은 아빠의 고생을 알까? 사춘기 딸은 신경질적이고, 둘째 아들은 그에게 핀잔을 준다. 그는 단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인크레더블 2’를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멀지 않은 미래에 겪게 될 내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첫째가 신생아 때, 회사 일이 바쁘단 이유로 육아에 하나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육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당연히 알지 못했다. 저변에는 ‘집에서 놀면서 뭐가 힘들어?’라는 무지한 생각도 깔려 있었다. 아내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었으리라. 이런 상황에서 잠도 제대로 편하게 잘 수 없으니, 신경이 늘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란 인간은 분유 한 번 제대로 먹여본 일이 없었다. 분명 아내의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을 것이다.
밤늦은 시간이 돼서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아내는 불같이 화를 분출했다. ‘힘들게 일하고 온 내게 도대체 왜 이러지?’란 생각에 둘은 자주 충돌했다. 때론 못할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준 적도 많았다. 돌이켜 보면 이때가 결혼 후 최대 위기의 순간이었다.
첫째 아이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뻤다. 그러나 돌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빠의 마음과는 달리 안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렸다. 이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관계를 회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새 아이 셋을 맡기고 아내가 외출하는 날도 오게 되었다. 둘까지는 어떻게든 견딜만한데, 셋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하루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다. 기왕이면 아내가 오랜만에 외출했으니 가급적 연락을 안 하고 싶다. 하지만 자꾸 어디냐고, 언제 오냐고 묻게 된다. 아이들 다 잠들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맥주도 사다 놓는다. 그런데 녹초가 돼서 같이 잠이 들어버리기 일쑤다.
‘제대로만 한다면 육아도 영웅적인 일이야. 제대로만 한다면 말이지.’ 요즘 특히 이 대사가 더 격렬하게 와 닿는다. 어쩌면 모든 엄마들은 세상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