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법

by 더블유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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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란 것은 참 무섭다. 악재는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고, 그것도 모자라 소송까지 겹쳤을 때 하루하루 버틴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술을 먹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술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소주는 인생에 쓴 맛에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밤바다 반주를 곁들였다. 어느새 익숙해진 몸의 습관은 알코올이 몸에 흡수되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아우성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퇴근길 편의점 주류 코너로 향하는 나 자신의 모습에 흠칫 놀란 적도 있었다. 아내의 제발 그만 좀 하라는 잔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몸에 인이 배겨버린 익숙함은 의지와 관계없이 밤마다 알코올을 요구했다.


술은 어느새 육체와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매일 잠들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 그런데 몸이 무겁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책을 읽어주다 늘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음을 조그만 아이들이라고 모를 리가 없다. 술은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했던 함께 책 읽는 시간을 앗아갔다. 마지못해 책을 든 아빠와의 시간을 그들도 더 이상 즐기지 않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들을 읽으며 깨닫게 된 점은 아빠가 읽어주는 책이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꾸준하게만 실천한다면 투자한 비용 대비 가장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다양한 책과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아빠의 의지에 달린 문제였다. 무언가 단 한 가지라도 오랜 시간이어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이다.


Everything that made that giant tree is already contained inside this tiny little seed.
(이 거대한 나무를 자라게 하는 능력은 이 작은 씨앗 안에 이미 들어 있어요.)

All it needs is some time, a little bit of sunshine and rain, and voila!
(작은 씨앗에게 필요한 건 단지 약간의 시간, 햇빛, 그리고 빗물, 그게 다예요.)

벅스 라이프(A Bug’s Life, 1998) 중에서


작은 씨앗 안에 앞으로 큰 나무로 자랄 수 있는 모든 것이 이미 포함되어 있듯이, 아이들 누구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추고 태어났다. 단지 약간의 시간과 부모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


과거에 한 아버지가 두 아들 모두 서울대에 보낼 수 있었던 사연을 읽은 적이 있다. 첫째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자 함께 수능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6년을 함께 공부하다 보니 두 아들 모두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아빠의 노력으로 인해 자녀들의 잠재력이 꽃피게 되었으니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다른 아버지는 두 아이에게 매일 잠들기 전 약 10년의 세월 동안 책을 읽어줬다고 한다. 심지어 가족여행을 가서도 거르지 않았다는 글귀를 보고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아이의 가능성이 능력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아빠의 노력에 달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깨우는 방법으로 독서를 택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잠재력을 무한대로 깨울 수 있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기에 꾸준함이 동반돼야 한다. 특히 잠들기 전, 아빠가 함께 독서를 했을 때 효과가 배가 된다고 한다. 물론 엄마가 훨씬 맛깔나게 읽어주지만, 저음의 목소리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꾸준한 독서가 5년, 10년이 쌓여야 작은 씨앗이 거대한 나무로 자랄 수 있는 잠재력을 일깨우게 될 수 있다. 결국 아빠의 의지에 달린 셈이다. 하도 모니터만 봐서 눈물이 메말라 버린 날에도, 녹초가 되어 소파와 한 몸이 되고 싶은 날에도, 하루만 쉬자는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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