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삿포로 여행
여정 4일 차 이자 마지막 날이다.
짧은 것 같지만 3시간 비행이면 언제든 다시 올 기회의 여행지. 해서 짧지만 국직 하게 이곳저곳 방문하는 패키지 가족여행. 아침 기상과 함께 새벽 온천욕을 마치고 또 호텔 조식으로 아침!
건강을 위해 수란과 낫토에 오늘은 더불어 해초까지!
파크 골프 발원지 동네인 이곳 오비히로에서 출발하여 오늘은 삿포로까지 다시 3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여정이다.
자 마지막날 여정을 시작하며 잠시 자동차 문화에 대한 이야기.
일본은 1962년 가택 내 차고지 증명법에 의해 자택 내 주차장 혹은 주변 주차장을 증명해야 차량 구매가 가능한 나라다. 주차비도 자택이라도 3만 엔 규모를 내야 하는 지경. 작고 인구는 많되 경제적으로,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지진 때문에 지하시설을 확보해야 하기도 하는) 고육지책이리라. 이렇다 보니 개인 자동차보다는 랜트카가 더 활성화된 상태이고 도로도 홋카이도의 많은 고속도로 지역은 편도를 아예 분리해 둔 곳들이 많다.
1월~2월 눈축제를 제외하고 다른 기간에 쌓인 눈을 모아 바다에 버리는 트럭 운용을 한다나? 출발과 동시에 조우하는 많은 트럭차들이 이채롭다.
화혼양재(和魂洋才) 정신에 더불어 천재지변도 배움의 기회로 삼는 문화로 발전한 나라인데 대표적으로, 대지진 이후 원전으로부터 천연가스로 발전원을 바꾸고 재개척했다. 해서 천연가스 정제 후 최근엔 오히려 러시아 전쟁덕에 이득을 보고 있은 상황일 수도 있다나?
여행 마무리 여행지 시코츠 호수에 들렀다.
짧고 굵은 방문지였으나 우리 가족에겐 매우 강렬한 즐거움을 남겨준 곳이기도 하다.
삿포로 전체 지역 식수 발원지로 활용되기도 하는 이곳 시코츠 호수는 4만여 년 전 화산으로 분화해서 분지에 생긴 호수 즉 칼데라 호수다. 바닥 아래 뜨거운 열기 영향으로 이 강한 폭풍이 불어도 얼지 않고 투명함을 유지하는 호수다. 둘레는 약 40.3km, 수심 363M에 이르는 대형 칼데라 호수다.
일본 내 청정수질 1위로 꼽힌 호수로 수질의 투명도가 20M 깊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차량 이동 중 길에서 내려다보니 호수 안의 나무가 줄기가 보일 정도로 맑았다.
가이드 선생 말에 따르면, 삿포로 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북해도 대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으로 자연에서 평온하게 즐기시기 좋은 곳이라 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하기까지 길은 눈으로 덮여 안전벨트를 매고서도 긴장해야 했고, 안착 후 차에서 내려 걷자마자 강한 폭풍급 눈보라를 맞이해야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 가족은 습설을 뭉쳐 눈싸움을 하며 걸었고 서로 웃었고 즐거웠다.
연신 가족 촬영 후 잠시 들러 나오는 화장실 앞에서도 서로 웃으며 이 짧은 20여분의 방문이 그나마 눈구경의 절정이 아니었냐고 이구동성. 웃으며 걸었고 또 눈을 즐겼다.
잠시 들른 상가에서 바삭한 튀김에 막국수 쇼바로 점심을 해결. 잠시 로손 편의점에 들러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구매한 뒤 공항으로 간다.
이제 40여분을 더 달려 공항으로 가는 길. 앞이 안 보일 지경의 폭설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을지 걱정.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고 수속을 밟고 나니 웬걸.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쨍 떠올라 우리는 안전하게 비행 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시간 반을 비행해 오는 그 사이 내 좌석 내 양다리 사이엔 나에게 주는 가족여행 선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Hi~)
에피소드 #1: 에피소드라 하기보단 이번 여행의 마무리 이번 우리 가족 여행에서 내게 개인적으로 선명한 곳 넘버원이라면 여기다.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에메랄드빛 호수나 대협곡의 계곡 빛깔 보다 내 마음엔 더 선명하게 남은 곳이다.
도카치 목장의 고마바나미키 자작나무길
도카치 목장은 가축 사료, 소, 양 떼와 같은 가축의 개량과 종축 업무를 하는 곳이다.
https://www.nlbc.go.jp/tokachi/bokujougaiyou/index.html
평야의 땅이 너무 넓어 누구의 땅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소유 명분을 나무로 세워 구분한 게 배경인데 이게 유명한 자작나무 길을 만들어낼 줄은 몰랐을 듯. 그래서 만난 이곳. 이 샷이다.
목장 입구로부터 1.3km에 걸쳐 양쪽 자작나무가 웅장하게 자리 잡은 이 길. 나는 잠시 방문한 이곳에서 멈칫했다. 물론 우리 가족들과, 여행자 동료들과 함께 매우 부산하게 기념사진을 촬영했지만 내 마음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가 눈 아래로 잦아든 압도적 정적으로 시작해서, 호위하듯 늘어선 자작나무들이 번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오직 나만의 시간, 나만의 발소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성소 같은 느낌. 그저 차분해졌다.
자작나무의 흰 껍질과 거친 질감이 흑백으로 어우러져 수묵화 같은 절제미를 선사하는데, 화려하지 않지만 차가운 청보랏빛 하늘과 함께 감돌아 이곳 만의 투명하고 깨끗한 감성을 극대화 한 장면이다.
어쩌면 내 일상을 뒤로하고 기다림과 생명력으로 섬세하게 하늘을 향에 뻗어있는 이 길의 모습이 쓸쓸함으로 시작해서 혹독한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는 요즘 나의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는 자위적 온기까지.
깊이 사색하고 싶은 아름다운 기록이다.
가족이다.
이번 여행에서 준비한 우리 세 식구의 겨울 부츠. 가이드 선생의 초기 연락부터 겨울용 부츠와(운동화 안됨) 가급적 아이젠까지 준비해 달라는 이야기를, 가벼이 여기지 않은 아내 덕에 구비할 수 있었던 부츠다. 우리 가족 여행 새 부츠 옹기종기샷! (참고로 2시 방향이 내 발이다.)
즐거운 여정 중에도, 있는 그대로 함께 모은 발에서 우린 신뢰하고 또 사랑한다. 그래서 가족이다.
우리 가족의 여행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