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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Jan 01. 2024

새롭게 떠오른 해

- 2024년이 되었다.


 오늘은 2024년 1월 1일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연말은 조용히 집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매년 어디론가 떠나다가 집에 있으려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진양호 전망대에 가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일몰 시간은 오후 5시 20분이었다. 

 아이들이 같이 가기로 했는데 낮잠에 빠진 후 일어나지를 않았다. 

 할 수 없이 남편과 둘이 4시 50분에 출발했다. 

 오랜만이라 가는 시간에 대한 계산이 잘못되어 도착할 때쯤 되니 나오는 차들이 보였다. 

 간 김에 올라가니 이미 해는 떨어지고 지나간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잔잔하게 있는 남강을 보다가 내려왔다. 

 남편이 내일 아침에 사천에 있는 비토섬에서 일출을 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남편 친구에게서 전해 들은 정보에 의하면 비토섬 해돋이 행사 후 떡국을 준단다. 


 진주에서 비토섬까지는 40분 거리였다. 차가 막힐 수도 있는 걸 감안하면 1시간 잡으면 될 것 같았다. 

 내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가면 될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일출 시간이 7시 20분이었다. 

 4시 40분에 일어나서 포트에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방울토마토를 챙겼다. 

 큰아들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함께 나섰다. 

 차는 제법 있었지만 막히지는 않았다. 

 특별히 행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휴게소와 카페가 있는 주변으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간 곳은 비토다리를 건너면 있는 휴게소였다. 도착하니 6시 20분이었다. 날은 춥지 않았다. 그러나 바다 주변이라 바람이 조금씩 불어서 얼굴이 차가웠다. 카페에 들어가서 차를 하나 시키고 준비해 간 차와 커피를 마셨다.


 사천 서포리에 위치한 비토섬은 다리가 놓임으로써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졌다. 

 비토섬은 토끼(兎)가 날아(飛) 오른 섬이라는 뜻이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를 비롯해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이 이곳이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알려준다(자료출처-사천시청). 

 비토교는 1992년에 개통한 연륙교이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삼천포항으로 배편이 운항했지만 다리가 개통되면서 배편은 사라졌다. 

 비토섬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펜션과 캠핑장이 생겼다. 다음에 고즈넉하고 조용한 이곳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는 떠 오를 듯 떠오르지 않았다.


 일출 시간이 다 되어 가자 많은 사람들이 해을 맞이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바다에서 해가 떠 오르는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 해는 바다 위에 위치한 와룡산에 숨어서 나오지 않았다. 

 와룡산 주변이 조금씩 물이 들었고 일출 예상 시간이 지나도 보이지 않았다. 

 일출 예상 시간을 지나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그러다 8시가 되어서야 해가 훌쩍 올라왔다. 

 떠오른 해는 눈부셨다. 



 매일 하루가 시작된다. 

 매일 해는 떠 오른다. 

 그러나 떠 오르는 해를 마주 보기는 어렵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새로운 하루. 떠 오르는 해를 보며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보자고 말해본다.

2023년은 어찌 살았나. 나름 열심히 살았다. 이루어 낸 성과는 없다. 

나 자신과의 약속은 지키려고 했다.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다.  

내가 먹는 세월이라는 나이에 연연하지 말고, 가능한 즐겁게, 가능한 열심히 지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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