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모 Aug 25. 2023

마지막 주말

마지막 월급쟁이의 마지막 주말.

이제 곧 저의 월급쟁이 인생이 끝이 납니다.

언젠가 제가 다시 취직할지도 모르겠지만요, 현재 마음으로는 이제 두 번 다시는 월급쟁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회사가 그리워지지 않도록 1인기업가로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이기도 하고요.



특별한 주말인 것처럼 꾸며서 그렇지 사실 여느 다른 주말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냥 괜히 한 번 특별하게 언급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월급쟁이 생활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요. 회사 내에 제 업무에 대체인력이 없어서 오늘 연차임에도 불구하고, 또 거래처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급하니 처리 좀 해달라고요.



저는 이 회사에 다니면서 대체인력이 없다는 것에 엄청 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처음에 제가 들어왔을 때는 회사 분위기도 좋았고, '팀'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도 있었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씩 나가기 시작하더니 처음에 한 4명 정도였던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줄줄이 사탕으로 나가버리더니, 이제는 저 혼자 남았지요.



개중에는 저와 맞지 않은 팀원도 있었기에 차라리 잘됐다 싶었습니다. 근데 그 생각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거든요.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기도 전에 계속해서 프로젝트가 들어오고 그 와중에 또 유지보수도 해야 되고... 마지막이 참 이렇게 안 좋을 수 있다니.



어쨌든 저는 이제 곧 회사로부터 홀가분해지고 온전히 제가 주도하는 시간을 사는 사람이 됩니다.

어느 책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가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너무 공감이 되는 부분입니다. 저같이 N잡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내가 시간을 주도하는 삶.

거기에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집니다. 바로 '본인'을 제대로 컨트롤해야 하는 책임입니다.

이제 저에게는 어떠한 강제성이 없습니다. 사람은 애초에 게으르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강제성이 없는 상황에서 본인을 컨트롤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회사의 강제성은 없지만, 남들처럼 출근하는 삶은 지속하려고 합니다.



이제는 개인사업자로서 더 많이 일할 자유만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기위해 이번 주말, 제 작업실을 재정비하러 갑니다. 월급쟁이의 마지막 주말은 1인기업가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셈입니다.

마지막이지만 새로운 출발,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단 질러보기로 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