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창업.
참 사람을 유혹하는 단어인 것임에 틀림없다. 나도 이 말에 혹하여 로고디자인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내가 부업으로 하고 있는 로고디자인이 무자본 창업의 대표적인 예이다. 자본 없이 창업을 할 수 있다니, 처음엔 정말 단순하게 이렇게만 생각했었다.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고만 생각했다.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돈이 들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무자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로고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것은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어도비사의 제품이다. 프로그램 자체를 사는 것이었다면 한 번에 큰돈이 들었겠지만 어도비도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3만 원대의 구독료를 내면 일러스트레이터뿐만 아니라 포토샵, 라이트룸, XD, 프리미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고 어도비 클라우드에 내 작업물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해진다.
3만 원이라니 할만한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구독료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보면 로고를 여기저기 합성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목업(Mock-Up)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구독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많지만 더 좋은 퀄리티를 위해 나는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 또 약 20만 원대의 구독료가 나간다. 또 폰트도 구독할 수 있고,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 드는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구독을 하게 된다. 오프라인에 점포를 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프리 디자이너들은 온라인에 월세를 지불하며 작업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무자본창업보다는 소자본창업이 맞는 말이고 혹시나 현혹되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작으면 작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투자가 필요하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만 디자인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몇 글자 적어 보았다. 내 글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