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첫 도전 성공기

by 월셔

그렇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 보인다는 것은 저도 '그 메일'을 받은 1인이기 때문이겠지요. 보통 글을 쓸 때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아요. 하지만 뉴비의 신고식 같은 느낌의 글을 쓰기로 한지라 이번 글은 특별히 끝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햇수로 5년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퇴직을 하는 선배님들의 3n년에는 비할 바는 아니지만 5년은 첫 해의 초등학교 3학년 꼬맹이들이 소매가 짧아진 교복을 입고 찾아올 정도의 꽤 긴 시간입니다. 하루살이처럼 허둥지둥 보냈던것 같은데 그래도 경력은 경력인지 그해 교직에 있으면서 가졌던 고민들이 머릿속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동료 선생님들과 술 한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고민들을 나누곤 하지만 하필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아무도 없는 교실속에 앉아있었고, 어디에라도 토로하고 싶은 맘에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이나 단상, 고민들을 다른 플랫폼에 써서 모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2년 정도 글을 써모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학교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게 된 학교는 막 개교한 학교였습니다. 개교의 바쁨과 코로나19 상황으로 내 하루를 소화할 시간조차 없는 바쁜 나날들을 보내게 되었어요(보내고 있습니다). 매달 초근을 풀로 채웠고 코로나19로 격리된 선생님들의 반에 무수히 들어갔습니다(그 덕에 지갑은 조금 넉넉해졌...). 물리적으로 글을 쓸 시간이 없다보니 폰 메모장에 쓰고싶은 글의 주제만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신청을 하던 날, 수업이 끝나고 복도를 걷고 있는데 학생들이 복도에 있는 책상에서 뭔가를 쓰고 있는걸 봤습니다. 학생들에게 가서 물어봤죠.


"안녕? 뭐하고 있어?"

"담임 선생님께서 주제 글쓰기를 하라고 해서 하고 있어요. 통과하면 집에 갈 수 있어요."

"오 그래? 노트 한 장만 찢어주라 같이하자"


얼떨결에 학생들과 같이 글쓰기를 하고나서 문득 '브런치에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이 갑자기 막 쓰고 싶은데 동기가 생기면 좋겠다는 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신청란을 하나하나 써나갔습니다. 앞에 있는 [작가소개]와 [글의 목차]부분은 쉽게 채워넣었던것 같아요.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썼고, 생각이 날 때마다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둔 글의 주제를 목차로 넣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내가 쓴 글 제출]이었는데, 그동안 모아둔 글 중에서 약간 신중하게(?) 3개를 제출했습니다. 후기를 보니 어떤 분들은 글 하나로 되셨다고 하는데 필력이 달리는 자는 양이라도 성실하게 채워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출한 글의 링크입니다

글1. 운동으로 비워내기

글2. 스며들듯이

글3. 학교 예산이야기



사실 처음에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떨어지고 헤프닝으로 끝나겠거니 했는데 다음 날 학생인솔 출장을 가서 대기를 하다가 통과 메일을 받았어요. 조금은 얼떨떨한 느낌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되었으니 뭐라도 해야할 것 같고 그래서 지금 글을 쓰고 있으니 브런치 지원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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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써서 통과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든 고민과 2년 정도의 글 모으는 시간이 있었으니 걸린 시간은 앞서 통과가 되신 분들에 비해 길기도 하구요. 브런치를 둘러보면 너무 재미있게 글쓰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그래도 기왕 되었으니 틈을 내어 글을 모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쓴 글로 학교를 이해하고 혹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에 안심하는 어딘가의 동료 선생님이 계신다면, 혹은 없더라도 나중에 돌아볼 수 있는 내 생각들을 모아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조심스럽게 발행 버튼을 누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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