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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선 Oct 26. 2018

스타트업 5년 차에 깨달은 '문제 해결 원칙'

나는 너무도 비싸게 배운 나의 이 원칙들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다

올해 내가 배운 것은 딱 세 가지다.


세 가지는 모두 '문제 해결'과 관련된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배우는 데 값이 비쌌다. 몇 번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긴 시간을 미궁 속에서 헤매기도 했다. 그래서 절대 까먹지 않을 것이다.

다짐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첫째.

대표는 노력을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만들어서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건 가장 기본이면서 당연한 일이지만 뼛속깊이 체감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회사가 오랫동안 풀지 못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개인적 노력'이 아닌, '구조적 접근'이어야 한다.


열정에 기름붓기는 크게 세 팀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와 시형이)는 각 팀의 팀원들이 서로 다른 팀과의 유기적 연결을 이해하길 바랬고, '롤'을 위해 셋으로 나뉘었을 뿐 끊임 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각 팀의 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그 팀에 주어진 목표였고, 팀 간의 이해, 소통은 우선순위에서 '물리적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꽤 긴 시간 동안 이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지만, 아주 간단한 조치 하나로 한 달만에 팀 간의 이해와 협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바로, 각 팀이 협업해야만 하는 작은 '일'을 만든 것이다. (이 일은 당위성이 중요하다. 일을 위한 일이어서는 안된다)


'우리 소통하기 위해 노력합시다'와

'하나의 일을 같이 하기 위해 대화할 수 밖에 없다'의 차이는 컸다.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구조적 접근으로 해결하자 이해와 소통이라는 다소 모호하지만 중요한 일이 '물리적으로' 우선순위 상단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회사 내부의 이야기이므로 간단한 사례만 적었지만,

나는 올해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대표는 노력을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 문제 뿐 아니라 정말 많은 문제들이 '구조적으로 접근'할 때, 그리고 그 구조가 옳았을 때 비로소 해결된다.


둘째.

모든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손익의 문제와 생존의 문제.

(손익, 생존이라는 단어는 올해 읽은 책 중 두 번째로 감명 깊게 읽은 책인 '초격차_권오현 저'에 나온 표현이다. 궁금하지 않겠지만, 첫 번째로 감명 깊게 읽은 책은 '골든아워_이국종'이다.)


이건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법 같은 것이다.

'더 잘하기 위한 문제 or 손실을 줄이기 위한 문제'가 있고,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있다.

내가 지금 어떤 종류의 문제와 마주하고 있느냐에 따라 사고방식과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 설명이 길어질 것 같으니, 키워드로 정리하면 이렇다.


A라는 문제 / B라는 문제
>
생존의 문제  / 손익의 문제
0 or 1          / 1,2,3,...,n
한다 안한다 / 더 잘한다
속도가 중요 / 지속이 중요
혁신의 영역 / 개선의 영역
지금 당장    /  시간을 두고
벌               / 상
원칙           / 노하우


칼로 자르듯 선명하게 나뉘는 개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 어디에 해당하는 문제인지 잘못 정의를 하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너무도 명확한 사례가 있었지만 내가 지금은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 때문에 넘어가겠다.


아, 많은 경우 A가 선행되고 B가 후행한다.


셋째.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이 드러난 문제들은 대부분 2차 문제다. 즉, 1차 문제(근본적 원인)는 숨겨져 있다.


이건 간단하니까 짧게 쓰겠다.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드러났다는 것은 오래도록 해결하지 못한 '진짜 문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다가 터져나왔다는 뜻이다. 2차 문제가 보이면, 피가 나고 아플 것이다. (더 정확히는 피가 나고 아파서 2차 문제를 발견하게 됐을 것이다) 서둘러 피를 닦고 지혈을 했다면, 그 다음은 그 자리에서 피가 난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1차 문제다. 만약, 2차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그치면 거의 100% 같은 문제가 재발할 것이다.


2차 문제를 해결했다면, 반드시 그게 2차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1차 문제가 무엇일지 '제대로' 진단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그리고 그 1차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


이건 '원칙'이다.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고 닥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1차 문제는 잘 눈에 보이지 않고,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뒤처진다. 그러니까 나는 그냥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건 '원칙'이다.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문제'에 대한 나름의 정리였지만, 나는 모든 문제가 똑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문제, 조직의 문제, 국가의 문제. 까먹을까봐 서둘러 적은 이 글을

나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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