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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운동 — 2024년 회고

스타트업 3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한 해 회고

by 글러닝

사회생활 하면서 배운건 일이든, 관계든 마무리는 생각보다 중요하고 잘해야 한다는거다.

올해 한 일들을 쭉 훑어보면서 회고해보려고 한다.


호흡이 긴 일

올해는 호흡이 긴 일을 많이 맡았다. 보통 2주 단위 스프린트 내에 릴리즈를 목표로 하지만, 내가 올해 맡았던 일들은 스프린트 2–3개는 족히 쓰는 일이었다.


나도 모르게 빠른 릴리즈에 익숙해져있었는지, 구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잘 안되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에 조금 불안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이 기능을 같이 만들어가는 PM, 디자이너에게 조금 의지하기도 하면서 너무 혼자만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호흡이 긴 일을 끝마치고 나면 그래도 내가 우리 서비스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물론 결과는 다른 문제이지만 말이다 �


끝없는 A/B 테스트 굴레

올해 한 일 중 A/B 테스트로 낸 이슈가 반 이상이다.
이제는 간단한 A/B 테스트 셋팅은 30분도 안 걸리는 것 같다.


사실 개발자로서 A/B 테스트는 두려웠다.

호환성도 생각해야하고

모수 분배에 따라 렌더링은 어떻게 해야할지 (스켈레톤을 띄운다던가)

모수 분배 비율이 이상하다던지

성공 매트릭은 어떤 것이며 이 매트릭을 코드 어느 적절한 위치에 놓아야하는지

등등 고려해야할 게 많아서 어렵다. 단순히 기능을 개발하는 것보다 한층 더 난이도가 있다.


하지만 A/B 테스트로 낸 기능이 잘 되면 기분이 정말 좋다. 결과를 라이브로 지켜보면서 팀원들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것도 재밌고, 잘 돼서 이제는 레거시가 된 A안 코드를 지우고 풀 릴리즈를 하는 것도 짜릿(?)하다.


하지만 모든 A/B 테스트가 잘 되진 않는다. 코드 몇 줄 안 바꿨는데 전환율이 20% 씩 올라가는 것도 있는 반면, 꽤 공을 들였는데도 20%를 까먹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스타트업은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고, 그래서 자주 바뀌고, 나중에서야 개념이 짙어지는 것들이 많다. 이런 것들이 코드에서도 녹아나야 한다.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기능에 유지보수를 위한 아키텍처를 고민하는 건 낭비다.“


세미나 중에 이런 느낌의 말을 들었는데, 큰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코드의 퀄리티는 조금 양보하고, 일단 릴리즈를 할 수 있는데 집중했다. 물론 트레이드 오프는 있다. 양보한 퀄리티들이 모여모여 뒷통수를 때리기도 하지만, 잘 안 돼서 버리는 기능을 생각하면 옳은 선택이었다. 여러 관점들이 있지만 나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아쉬운 것들

속도를 위해서 퀄리티를 양보한 건 옳은 선택이었지만, 그 기능이 채택된 이후에는 코드를 좀 개선해야했다. 일이 많다는 핑계로 코드를 방치했던 것 같다. 시간을 내서라도 개선하려고 하는 시도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시간도 많이 못 가졌다. 내 성장 속도가 좀 더뎌지는 것 같아서 크게 반성한다.


2025년에는

속도와 퀄리티 중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싶다.

속도를 빠르게 하는건 여태껏 해왔으니 이제 퀄리티도 고려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공부를 열심히 많이 하자


영어를 좀 더 공부하고 싶다. 어느정도 쓰고 말할 줄 알고, 읽는 건 한글을 읽는 만큼 실력이 됐으면 좋겠다.


글러닝을 더 더 잘하고 싶다. 좀 더 임팩트 있고 공감을 살 수 있는 글을 쓰고싶다.


올해 마지막 글러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넘치게 행복했던 한 해였고, 일로서는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는 한 해입니다.
내년에는 좀 더 만족스러운 회고를 쓰기 위해 또 열심히 뛰어보려고 합니다 �
내년에도 매주 월요일마다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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