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
느지막한 새벽
파도소리 같은 바람소리와
쿵쾅거리는 바깥소리에
눈이 떠졌다.
아직 모두 잠든 이 시간
살금살금 침대 속을 빠져나온다.
도둑발로 걸어 다니며
책과 노트를 찾아
소리 나지 않는 의자에 앉는다.
물도 마시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며
음악도 켜지 않는다.
한 명이라도 부스럭 소리에 일어났다가는
글 한자 읽지 못하고 신데렐라 신세가 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해가 중천에 떴지만
모두 잠든 이 시간
혼자 있는 조용한 이 시간이
밤늦은 시간과는 또 다른 감성을 준다.
어쩌면 좀 더 이른 시간에 매일 일어나
이러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여기서 더 무얼 보탤까
부지런한 아들놈이
일어났나 보다.
나의 시간은 이것으로 끝이다.
다음에 만나자 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