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있어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달걀을 사러 생협에 들렀는데
마침 홍합이 보인다.
홍합탕이 생각이 나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집에 오자 곧장 홍합을 씻기 시작했다.
그러다 홍합에 붙은 따개비를 발견했다.
난처했다.
홍합을 삶는 냄비에 따개비를 넣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접시에 홍합을 따로 담아뒀다.
홍합을 마저 다 씻고
배춧잎 서너장 채썰고 청양고추에 홍고추 다진 마늘에 소금을 좀 넣어 홍합탕을 끓였다.
끓는 동안 따개비가 붙은 홍합을 들여다봤다.
문득 배가 고프지 않을까 싶어 바닷물을 대신해서
천일염 녹인 물을 부어줬다.
그러자 따개비가 벌어지면서 촉수가 나오는 게 보인다.
신기했다.
파도에 익숙할 것 같아 접시를 흔들며 파도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래봤자 아주 잠깐이었다.
따개비를 보니 다윈 생각이 났다.
다위은 따개비 연구에 8년을 쏟아부었다.
대체 따개비를 어떻게 분류를 해야할지 혼란스러워서..
결국 다윈은 따개비가 갑각류라는 걸 최초로 밝혔다.
홍합은 한 냄비를 삶아먹으면서
홍합 껍질에 붙은 따개비 한 마리를 두고는 맘졸여하는이 모순.
너무 졸립다.
202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