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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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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y 04. 2022

붉은머리 오목눈이야, 이번엔 꼭 성공하길



전주에서 일박을 하고

7  넘어 눈이 떠졌다

어제 너무 많이 이야길 해서 목이 쩍쩍 갈라지고

아프다

이러다 목청 트여 명창되는  아닐까 싶을만큼

숙소 옆으로 전주천이 흐른다는 소릴 들은 터라 궁금했다.

어젯밤 신흥고 강연을 마치고 나니 장학사 한분이 맛난 빵을 선물로 놓고가셨다며 전해준다

케잌이 두 통이나

혼자 다 먹는 건 어림도 없고

오늘 일정이 있어 들고 다니기도. . .

그러다

어제 숙소 들어오기전 들렀던 편의점 알바생이

외국인노동자였던 생각이 났다


맛난 빵이니 나눠먹어도 좋을듯

어제 선물로 받은 우산과함께 들고 그 편의점에 갔다

이른 아침 사장님이 물품 정리 중이다

혹시 외국인 알바생 오늘 언제 나오냐 물으니

대뜸 왜 그러냐고

별일이 있는 건 아니고

내게 넉넉한 게 있어 좀 나눌까 한다고 했다

그제야 사장님 얼굴 펴지시며 전해주겠다고

냉장보관해야한다니

냉장고넣으시며 걱정 말라고

그러더니 사진을 한장 찍을까요, 한다

아니라했다

말도  마디  하고 필요한 물건만 샀으니

아마도 기억 못 할 거라했다

한국말을 잘 못 한다며 방글라데시에서 왔다 한다

방글라데시. . .

다카에 있는.라나 플라자 붕괴사고가 가장 먼저.떠올랐다.

패스트 패션을 생산하던 공장이 불법 증축으로 와르르 무너지면서

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 .

맘이 아릿했다.

한국에서.지내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전해달라는 말 남기고.나왔다

산타가.된 기분, 내가 좋아하는 느낌^^


전주천변은 생각보다 밋밋했다

천변에 박새 참새

천에 왜가리 오리 백로 몇마리

30분 가량 걷다 되돌아 오는데

덤불에서 오목눈이가 둥지재료 모으느라

풀 줄기를 뜯어 물기 바쁘다

여태 둥지를 짓다니. . 생각하다가 문득

기껏 지었던 둥지를 훼손당했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어떤 가능성도 열어놔야겠지


그런데 사람관계는 그게 잘 안된다

아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이들이 이따금 있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

인간에 대해선  이토 아량을 키우고.싶지 않은 걸까?

이꼴저꼴 실망한 이에 대해서

마음의 빗장을 자꾸 걸게된다


이런 날은 식물을 그리고 싶어진다

그들에게도 감정이란 게 있을까?

아마도?!


2022.5.4



둥지 재료 모으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왜가리 흰뺨 백로 몇마리보고

올해 첫 잠자리 봄

아카시 꽃 활짝 피었고

전주국제영화제는 시작도 안 한 시각에 둘러보고 옴

마이 아쉽


좀 있다 익산역으로 출발

또 강의


자원봉사.매니저 급구


#전주천변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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