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일박을 하고
7시 좀 넘어 눈이 떠졌다
어제 너무 많이 이야길 해서 목이 쩍쩍 갈라지고
아프다
이러다 목청 트여 명창되는 거 아닐까 싶을만큼
숙소 옆으로 전주천이 흐른다는 소릴 들은 터라 궁금했다.
어젯밤 신흥고 강연을 마치고 나니 장학사 한분이 맛난 빵을 선물로 놓고가셨다며 전해준다
케잌이 두 통이나
혼자 다 먹는 건 어림도 없고
오늘 일정이 있어 들고 다니기도. . .
그러다
어제 숙소 들어오기전 들렀던 편의점 알바생이
외국인노동자였던 생각이 났다
맛난 빵이니 나눠먹어도 좋을듯
어제 선물로 받은 우산과함께 들고 그 편의점에 갔다
이른 아침 사장님이 물품 정리 중이다
혹시 외국인 알바생 오늘 언제 나오냐 물으니
대뜸 왜 그러냐고
별일이 있는 건 아니고
내게 넉넉한 게 있어 좀 나눌까 한다고 했다
그제야 사장님 얼굴 펴지시며 전해주겠다고
냉장보관해야한다니
냉장고넣으시며 걱정 말라고
그러더니 사진을 한장 찍을까요, 한다
아니라했다
말도 한 마디 안 하고 필요한 물건만 샀으니
아마도 기억 못 할 거라했다
한국말을 잘 못 한다며 방글라데시에서 왔다 한다
방글라데시. . .
다카에 있는.라나 플라자 붕괴사고가 가장 먼저.떠올랐다.
패스트 패션을 생산하던 공장이 불법 증축으로 와르르 무너지면서
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 .
맘이 아릿했다.
한국에서.지내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전해달라는 말 남기고.나왔다
산타가.된 기분, 내가 좋아하는 느낌^^
전주천변은 생각보다 밋밋했다
천변에 박새 참새
천에 왜가리 오리 백로 몇마리
30분 가량 걷다 되돌아 오는데
덤불에서 오목눈이가 둥지재료 모으느라
풀 줄기를 뜯어 물기 바쁘다
여태 둥지를 짓다니. . 생각하다가 문득
기껏 지었던 둥지를 훼손당했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어떤 가능성도 열어놔야겠지
그런데 사람관계는 그게 잘 안된다
아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이들이 이따금 있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
인간에 대해선 왜 이토록 아량을 키우고.싶지 않은 걸까?
이꼴저꼴 실망한 이에 대해서
마음의 빗장을 자꾸 걸게된다
이런 날은 식물을 그리고 싶어진다
그들에게도 감정이란 게 있을까?
아마도?!
2022.5.4
둥지 재료 모으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왜가리 흰뺨 백로 몇마리보고
올해 첫 잠자리 봄
아카시 꽃 활짝 피었고
전주국제영화제는 시작도 안 한 시각에 둘러보고 옴
마이 아쉽
좀 있다 익산역으로 출발
또 강의
자원봉사.매니저 급구
#전주천변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