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이어진 동료에.. 아. 하고 화가 올라오려다.눌렀다. (그 사람의 실수까지 커버하는 건. 내 알앤알이 아닙니다.) 상황은 다른 동료들도 다 인지하고 있을 거라.
아무래도 보기 싫은 유형이, 아무래도 같은 회사에 있다 보면 거슬릴 때가 있다. 그 사람의 이름조차도 무슨 버튼처럼 화가 치솟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 그러지 않는다. 다만 동요할까 말까. 하는 마음을 알기에. "거기까지!"로 선을 긋는다. 지금 꾸역꾸역 흘러나오면 안 되는 감정임을 알기에.(그 감정은 결국 나를 해하니까.)
그리고 어젯밤 뜬금 누전 사고를 경험하며.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이, 별 일 아니라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구나를 새삼 떠올리며.. 그리고 고마운 이웃들도 있다. 더 겸손해지자. 더 감사하며 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므로 화내지 말자. 동요하지 말자.
이런들 저런들. 흔들리며 아파하며 동요하고 살았어도. 그 사이 나는 성장하고 성숙했다. 긴 겨울을 통과하며. 무르익고 깊어지고 있다.
히아신스는 하룻밤만에 꽃대가 쑥 올라오더니 더하기 하루 만에 꽃을 내놨고, 더하기 하루 만에 만개했다. 방안에 향기가 가득하다. 봄이 성큼이다. 문 앞까지 찾아와, 문 열어주세요 목소리를 내는 거 같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들 유형 같은 건. 배제하고..
아무래도 좋은 사람들, 아무래도 아름다운 것들과, 아무래도 설레는 일들을 기다려본다.
마음도 몸도 누그러지는 날이다.
봄이 쾅쾅쾅. 문을 두드린다.
내 맘도 쿵쿵쿵. 설레는 일이 찾아오기를. 부디.
타임랩스를 켜뒀다면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피는 것까지 그대로 찍혔을텐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집에 데려오자마자 쑥 올라온 꽃대와, 숨겨둔 꽃까지 순식간에 내어놓은 히아신스. 생명의 경이로움.이라고 밖에. 말로 글로 다 표현할 방법이 없다. 참 잘 자란다. 그리고 토해놓은 그 향기로움이란. 나 좀 봐. 너도 좀 이렇게 성장하자. 봄이잖아.. 만물이 살아나잖아.... 같은 메시지를 함께 흩뿌리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