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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빈 Mar 27. 2023

경춘선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6

경춘선 지하철타고 떠난 1박 2일 춘천 여행 : 추천 명소와 경비.Zip



춘천을 문학의 도시라 소개하는 것만큼 지루한 표현이 없다. 그만큼 많이 불려 온 별명이리라. 영원한 청년 작가 김유정의 고향 그리고 그의 문학을 문화로 이어온 후대의 노력이 깃든 도시. 진부하다 해도 춘천은 문학의 도시, 문화의 산물이다. 경춘선의 종착역, 춘천역까지 지하철로 여행을 떠났다. 첫사랑이 꼭 사람일 필요가 있을까, 어렴풋이 첫사랑이 떠오르는 곳. 춘천은 나에게 그런 도시, 그런 여행이었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1. 김유정역


춘천 여행의 시작은 김유정역이다. 전철 걸음으로 다섯 보 뒤에는 남이섬과 이웃한 가평역, 두 보 앞에는 경춘선의 끝자락 춘천역에 닿는 위치. 궁서체로 쓰인 역명(驛名)과 전통 한옥 스타일로 꾸며진 역사는 시대를 거슬러 오른 듯 고풍스럽다. 기와를 올린 김유정역 입구가 포토존으로 인기. 청바지에 맨투맨, 배낭 메고 여행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ITX-청춘열차가 오가는 길답게 낭만과 청춘이 가득한 김유정역. 근처에는 김유정 문학촌을 시작으로 김유정 레일바이크, 폐역이 된 옛 김유정역까지. 온통 김유정으로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춘천 출신 김유정 소설가의 수많은 작품 배경이 유년 시절 노닐던 이곳, 춘천 실레마을이기 때문. 고향을 사랑한 김유정처럼, 특별한 계획을 잡고 오지 않아도 마을의 차분한 분위기에 절로 행복해진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2. 실레책방


“책방 주인이 없으면 편하게 놀다 가세요”. 얼굴도 모르는 낯선 외지인에게 이토록 친절한 책방 주인이 또 있을까. 심지어 책을 쓰고 싶은 이에게는 흔쾌히 공간을 내어준다. 가끔 무인(無人) 서점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계절마다 새로운 정원을 꾸려나가는 사람 손때 묻은 책방이다. 간혹 주인이 없어도 책 구매는 문제없다. 계좌이체가 가능하기 때문. 시골집을 개조해 만든 이 작은 동네 서점은 독립 서적과 중고 서적 그리고 이곳에서는 오히려 낯선 베스트셀러도 입고돼 있다. 책도 먼 길을 여행 온 모양이다. 실레책방은 문학 도시 시민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마을 주민이면서 지역 연구가로 활동하는 실레책방의 주인이 실레마을 도슨트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실레에 살면, 실레를 사랑하는 병에 빠지는 걸까. 지역 주민이 발 벗고 나서는 열정적인 모습이 타지인으로서 부러울 따름이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3. 김유정역 폐역


한국 철도 최초로 역명(驛名)에 사람 이름을 사용한 역.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지금의 ‘김유정역’이 문을 열면서 이름을 물려주었다. 역 이름 뒤에 ‘폐역’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동력을 잃은 기차역에 생기를 불어넣듯, 오늘날 이곳은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하다.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역사와 기찻길, 멈춘 기차를 개조해 만들어진 북카페와 관광안내센터가 볼거리. 플랫폼 곳곳에 설치된 팻말 속 글귀가 옅은 미소를 짓게 한다. 역사 내부 셀프 미니 사진관과 옛 소품 전시도 소소한 재미 요소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연 기차가 지나지 않는 기찻길. 세월의 흔적을 체감케 하는 녹슨 폐철로와 사이사이에 깔린 자갈을 밟으며, 다양한 포즈를 취해본다. 두 팔을 벌리고, 아슬아슬하게 철로 위를 걷다 보면, 여느 영화 첫사랑 회상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 옛것이 주는 편안함이 깃든 곳. 김유정역 폐역은 춘천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4. 강촌레일파크(김유정 레일바이크)


기차가 지나던 길에 들어선 폐철도의 새로운 주인. 레일바이크 6km와 낭만열차 2.5km를 합친 편도 총 8.5km 길이의 김유정 레일바이크가 주어다. 레일바이크를 밟으며, 북한강 절경을 즐기는 이색 체험. 봄, 여름에는 푸르른 잎새,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눈꽃, 레일바이크가 다니는 길 양옆으로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레일바이크를 타면 만나는 총 4개의 터널은 바람개비, 비눗방울, 은하수 조명, 클럽 조명, 각기 다른 테마로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선물한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타야 하기 때문에, 유유자적 자유를 만끽하는 기분. 휴게소에서 들러 귀환하는 낭만열차를 기다리며 먹는 주전부리가 별미다. 당일 예약은 불가하며, 현장 구매 시 매진될 수 있으니 사전 예약을 추천한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5. 육림닭강정


닭갈비와 함께 ‘춘천 먹거리’로 사랑받는 주인공이 있었으니.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닭강정 달인으로 출연한 ‘육림닭강정’이다. 프라이드치킨, 호두강정, 껍데기 강정도 팔지만, 이곳의 베스트 메뉴는 단연 조청닭강정. 중간 맛과 매운맛 2가지 맛이 있고, 한 사이즈로 판매한다. 땅콩이 들어가지 않아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100% 조청만을 사용한다는 육림닭강정. 일명 ‘식혀 먹는 닭 과자’ 콘셉트로, 따뜻할수록 맛있는 치킨과는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평소 치밥(치킨+밥)을 즐긴다면 더욱 만족할 이곳. 적당한 끈적임 속에 매콤달콤한 소스로 간을 한 닭 과자가 깨, 아몬드, 파와 만나 하나의 요리로 탄생했다. 




춘천 뚜벅이 여행 Pick 6. 녹색시간


녹색시간이었다. 그날 아침 누린 50분의 시간이. 문틈에서 잎새가 자랄 것 같은 우드톤의 인테리어와 가구, 입으로 들어가는 신선한 채소까지. 자칫하면 뻔한 이름이 될 법한데,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한번, 음식이 나오는 순간 한번, 차츰차츰 고개가 끄덕여진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공간의 배치와 소품을 구경해 본다. 어찌 된 일인지 브런치 가게마저 책으로 가득한 이 동네. 춘천의 도시 문화 사업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자니, 실레책방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이 올라온다. 춘천은 이 도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집합체구나. 상점 하나하나가 도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듯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음식은 토스트와 샐러드, 계절과일이 원 플레이트로 구성된 알찬 건강식. 춘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딱 알맞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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