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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의 끝, 그것은 카레.

하다 하다 안될 때 날 살리는 메뉴.

by Wishbluee

휴, 기나긴 겨울 방학도 이제 끝이 보이네요.

누군가는 이 방학을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었겠지요.

저는 이 긴 방학 동안,

되도록이면 잔소리하지 않기를 모토로 삼아봤어요.

이제 고2가 되어가는 큰 딸아이. 걱정이 엄청 되지만,

방학 중간에 한번 크게 싸우고 나서,

내 잔소리와 걱정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무엇이든 본인이 겪어보고, 넘어지고 나서 깨달아야지요.

그렇게 아파보고 다시 일어나는 순간,

내게 와서 안겨 새로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게.

그렇게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 인걸요.


둘째 아이는 방학 동안 늘 읽던 책을 읽고,

계획했던 한자공부도, 품사공부도 못했지만

도서관은 다녔어요.

좋아하는 해리포터 영화 정주행은 할 수 있었고,

방학 동안 피아노 콩쿠르대회도 참여했답니다.


이번 겨울방학에 엄청난 공부계획 둘 다 세우지도, 지키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가족여행은 다녀왔어요.

그러니 이만 욕심을 버리고, 방학의 마지막 레시피를 올려볼게요.


감자, 당근, 양파, 양송이, 양배추 (기타 등등 야채들) 고기(저는 소고기를 준비했어요), 고형카레, 버터, 치킨스톡(생략가능), 요구르트(생략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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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를 볶아요.

양파가 어느 정도 갈색을 띄우면 고기를 넣어 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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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야채들 넣고 볶아요.

타지 않게 불조절 잘해가면서 야채들이 어느 정도 익을 때까지 볶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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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양배추 남은 게 있어서 좀 더 썰어 넣었어요. 고형카레도 이때 넣어서 같이 볶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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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것인가 봐요.

순한 맛.

매운맛도 있으니 취향껏.

저는 일본 직구 사이트에서 구매한 것 같아요.

아니면, 친구가 일본에서 사다준 것일 거예요.

같은 제품이 맞으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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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하게 시커멓게 되었네요.

이제 물을 부을 차례입니다.

저는 여기 치킨스톡 조금 넣어줘 봤어요.

너무 많이 넣으면 짜요. 이건 선택사항이에요. 사실 안 넣어도 맛이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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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으면 양송이 넣어요.

카레가 옅어 보이면 큐브 하나씩 더 추가해도 됩니다.

짜면? 물더 부으면 되죠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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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더 부드러운 맛이었으면 해서, 요거트를 추가했어요.

이렇게 보글보글 끓으면 끝이에요.


처음에 카레를 만들 때는 잘 몰라서 그냥 카레랑 재료를 한 번에 다 넣어서 물만 부어 끓였거든요.

그래도 맛있지만, 순서를 지켜서 만들면 그 맛이 훨씬 깊어지고 달라진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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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담고, 카레를 담은 뒤, 가운데 양파튀김을 얹어줍니다.

그리고 귀여운 캬라후루를 뿌려주면 좋아해요.

https://www.ikea.com/kr/ko/p/rostad-loek-fried-onion-30237176/

https://smartstore.naver.com/dokidokijapan/products/7618656360?nl-query=%EC%82%BC%EC%B4%8C%EB%AA%B0+%EC%BA%AC%EB%9D%BC%ED%9B%84%EB%A3%A8&nl-ts-pid=iIrTVsqo1SossdoJeBlssssssYZ-280430&NaPm=ct%3Dm70058oo%7Cci%3Db5ca0b82d6d2edf823222e3194ec0f306eab3cc2%7Ctr%3Dsls%7Csn%3D941407%7Chk%3D9978230e6a9deeaa577568173a954ac46d3e71ec

어묵으로 만든 칩인데, 일본 다이소에서 팔아요.

직구로 구매할 수 있어요. 귀여워서 애들이 좋아해요. ^^

국 위에 올려도 귀엽고 볶음밥 위에 올려도 좋고, 도시락에 올려도 좋습니다.

자, 이렇게 별 거 아니지만

맛있는 카레 한 그릇이 완성되었어요.

까다로운 큰 아이도 카레만큼은 한 그릇 싹싹 비우곤 해요.

캬라후루 남은 거 없어? 물어봐서 건네주면 과자 먹듯이 싹 비워버리기도 한답니다.



그저 배고플 때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너를 위한 사랑이 담긴 카레 한 그릇.

엄마는 늘 그 자리에 있을 테니

어디 한 번 넘어지고, 쓰러져 봐.

지쳐서 기댈 곳이 없을 때 엄마한테 오렴

따듯한 카레 한 그릇, 금방 만들어 줄 테니.

먹고 힘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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