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글쓰기는 타고난 사람들이 하는 거 아니야?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글은 재능 있는 사람만 쓰는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글쓰기는 굳이 재능이 없어도 가능한 영역이며, 하다 보면 재능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있다.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면 '하다 보면' 재능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싫든 좋든 글을 써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브런치에 글을 꾸역꾸역 억지로 썼다. 글쓰기 관련 책도 읽어보고 수업도 들어봤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계속 글을 쓰긴 했지만 원래 없던 재능이 생기는 것 같지 않았고 재미도 없었다. 열심히 독서를 해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변하는 건 없다는 좌절감만 들었다.
생각해 보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사이에 뭔가가 빠져 있었다.
바로 '나의 생각, 나의 정신'이었다.
글쓰기는 '생각과 정신'을 개념화하고 정리하는 것이었다. 근데 가장 중요한 생각과 정신이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재미도 없고 글실력도 늘지를 않았다.
독서를 하고 책에 나온 내용을 나에게 들였다. 그리고 그 정신을 조금씩 글에 녹여 보면서 글실력이 향상되었다. 물론 아직도 미생이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실력은 분명 늘었다. 글만 쓴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서든 살아남는다.
-조던피터슨-
조던피터슨은 글 쓰는 행위가 사고를 정리하는 최고의 훈련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진 모순을 제거하고 명확한 사고, 명확한 말하기, 명확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무적의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금수저도 은수저도 아닌 내가 가질 수 있는 무기가 있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인생의 무기가 되는 글쓰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였다.
오늘부터 의무를 이행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