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편지극
나는 감정이 메말랐을까.
오랜 사회생활의 경험이 나를 건조하게 만들었을까
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하고 웃고 싶을 때 울지 못하는 '답답 병'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다행인 건지 나는 한번 눈물이 터지면 미친 듯이 폭발해 버리는 특징이 있다.
눈물이 터지면 주체가 안될 정도로 엉엉 울어버린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 건지... 참고 참다가 폭발한다고 할까.
며칠 전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님들의 연극소식이 있어서 응원차 리허설에 갔다. 작은 공유오피스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연극연습을 하시는 작가님들을 보며 처음에는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었다. 연극배우도 아닌 단지 글 쓰는 작가님들이었고 아이엄마인 분들이었다. 아이한테 편지낭독형식으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정신을 전해주려는 엄마들의 마음이었다. 나는 무표정으로 리허설을 지켜보다가 사주시는 김밥과 떡, 간식을 신나게 먹고 또 리허설을 가만히 집중해서 봤는데 어느 순간 나는 울고 있었다. 오.. 이런.. 왜 울지
사실 작가님들의 모습에 눈물이 터진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힘들게 여기까지 살아온 내가 보였기 때문에, 애쓰며 살았던 내 모습이 소환되었기 때문에 울었다.
나는 그동안 살기 위해 발버둥 쳤고, 내가 왜 발버둥 쳐야 하는지도 몰랐으며, 그냥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었는데 어느순간 공허했다. 하지만 그 공허함에서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지 방법은 모른 채 또 누군가가 하라는 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연극을 보는 동안 그런 내 모습이 스쳐갔다. 그런 내가 불쌍해서, 나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어서 눈물이 났다.
연극이라기보다는 편지를 읽는 낭독극인 이번 연극에서 나는 내 마음 한편에 묻어 두고 있었던 '애쓰고 힘겨워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펑펑 울면서 이제는 놓아주기로 했다. 눈물을 쏟아내니까 가벼워졌고 시원했다.
새로운 것을 또 채울 수 있는 비움의 시간...
살면서 이런 기회가 얼마나 될까.
리허설에서 이만큼이나 울었는데 본극에서는 어떨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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