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jae
바이센테니얼
걸핏하면 나더러 뛰어 내리란다
창문 열고 뛰어!
아, 나도 그러고 싶다
발바닥에다 창틀 나뭇결로 낙인을 찍고 겨드랑이에서 날개 한 가닥 쑤욱 뽑아
퍼득이며
저 창공으로 뛰어내리고 싶다, 날고 싶다 훨훨
구름장을 뚫고 하늘 머리를 치받거나 파돗날 날카롭게 일어서는
빈 섬을 기웃거리다가
돌배나무에 꽝! 앞이마 부딪치며 넉장거리 하는 날
그래 일용할 양식쯤 내몰라라 하고 무얼 쓸 것인가 고민하지 않고
닥쳐 올 늙음과 병듦과 죽음에도 무연해져서
그가 부르면 언제든지 “네, 주인님!”
시간이 지워진 앤드류*처럼 쌩하니 달려가 바이센테니얼, 자책도 갈등도 없이
한 이백 년쯤 순정한 노예가 되리
그와 함께 무간지옥이라도 천천히 뛰어 내리리
당신, 그래줄래?
*영화 <‘Bicentennial Man> 의 로봇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