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jae
Castrato
청포도넝쿨의 곁줄기를 썩둑 잘라요
무겁게 매달린 욕망들을 털어내며 미성의 카스트라토를 생각해요
알 굵고 도드라진 천상의 미감 하나를 얻는다는 것은 결국 가진 아홉을 버리는 일이었어요
한 가득 차오르는 라시아 키오 피앙가*
머리끝까지 번져오는 전율이어요
채찍보다 매서운 소리의 가시, 아, 뼈를 찌르네요
부서지고 흩어져 나뒹굴던 비탄들이 내 어둔 밑바닥을 텅텅 때리는
컥, 숨 막히는
이 절창의,
환한 달빛 속에 꽂힌 일각수의 뿔 거세하고 싶어요
*헨델의 아리아 ‘나를 울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