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대의 너희들에게

by 위혜정

졸업식을 끝으로 고3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다. 12년 간 학교라는 울타리 내에서 동일하게 제시되는 교육 커리큘럼을 따라 움직이던 경직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모두가 다른 길을 선택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는 삶의 실전 트랙으로 갈아탄다. 고등학교 입학식 때 교복 입은 모습은 같았지만 졸업을 하고 나가는 뒷모습은 각양각색이다. 4년제 대학 입학, 전문대학 입학, 평생 교육원 입학, 재수 결정, 군대 지원 등 남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걷는 시작점, 그래서 졸업식을 'commencement(시작)'라고 부르나 보다. 시작부터 모든 기회와 방황의 문이 열리는 청년의 때,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기묘함의 출발점이다.




졸업식 때까지도 정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수시 합격생이 아닌 한, 뿌연 안갯속에 서있는 학생들의 불안함이 슬쩍 보인다. 모두를 '합격'이라는 입학 허가증에 태워 보내면 좋으련만.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마무리에 담임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20대는, 마냥 설레보기도 하고 마냥 아파보기도 하는 끝없는 '앓이'의 시절이다. 청.춘.앓.이. 혹자는 젊음의 혈기로, 혹자는 방황과 탐색으로, 혹자는 도전과 성취로 '앓이'를 별칭 한다. 주변의 시선이 사뭇 달라지는 성인이라는 타이틀을 걸치고 세상과 직접 마주하는 시기를 응원하듯 다양한 별명으로 불러주는 것이리라.




당당하게 폼을 잡아보지만 때론 갈팡질팡 그리 고상하지 않은 자취를 남기는 것도 청년의 때이. 그럼에도 흘러나오는 열정과 에너지를 감추지 않는 순수한 인생 구간이다. 통과하는 길은 불투명하지만, 일단 빠져나오면 보이지 않는 앞길의 일부를 비추는 실마리가 쥐어진다. 그렇게 한 발짝, 인생 공식을 터득한다. 손해 나지 않는 남는 장사가 바로 '청춘 앓이'다.





어차피 앓아야 한다면 제대로 앓는 것이 강해지는 비결이 아닐까. 교문을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응원한다. 교사로서 동일한 고3 학생들을 숱하게 만나지만 너희들에겐 처음일 이 시간이 의미 있었길 바란다. 아직 그 의미를 모르겠다면 발견하는 때가 언제가 반드시 온다. 그때까지 꽉 찬 앓이를 하다 보면 싫든 좋든, 단단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안 보이던 것도 보이고 새롭게 인생을 감각하는 촉이 생긴다. 언젠가 다시 만나다면 수험의 무게를 덜어내고 시험이 아니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겠지. 끌고 온 인생보다 끌고 갈 인생이 창창한 청춘들, 가볍게 웃어라. 인생이 미소 짓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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