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400m의 도시, 네팔 카트만두 도착이다. 직항이었지만 인천에서는 많은 비로, 카트만두에서는 공항의 번잡으로 인해 1시간 이상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착륙 직전, 네팔 공항의 수용 가능 항공기 초과로 30분 이후에 착륙하라는 관제탑의 지시를 받았다(안내 방송). 공중에 떠서 30분을 대기해야 했다. 우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길래 착륙이 힘든 걸까. 알고 봤더니, 문제는 북적이는 항공기 대수가 아니라 공항의 규모였다. 한 나라의 수도를 대표하는 공항치고는 카트만두 공항은 꽤나 아담했다. 직원수도 적고 일처리가 빠르지 않다 보니 만석 비행기가 도착하자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 무려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입국 심사를 위해 이민국을 통과하기 전, 관광 비자 15일에 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성인은 30달러, 10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다. 나중에 선교사님이 알려주신 바로는 네팔이 어린이들을 위한 복지만큼은 넉넉한 혜택을 베푸는 국가라고 한다. 수하물을 찾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한국인 청년 봉사단, 네팔 선교 여행단으로 보이는 단체들이 눈에 많이 띈다. 대학생 시절, 교육 봉사로 베트남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한국이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무엇인가 나누어 주는 국가로 발돋움한 것 자체가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연착으로 인해 마중 나온 부부 선교사님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스러웠다. 수수한 모습에 비옷을 걸치고 계신 두 분의 겸손한 미소가 아름다웠다. 네팔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환영의 뜻으로
카타(Khata)라는 스카프를 목에 걸어준다. 원래 얇은 흰색의 실크이며 행운을 빌어주는 의미의 티베트 불교에서 유래한 관습이라고 한다. 선교사님께는 붉은 카타를, 추후에 산골 마을에 방문했을 때는 흰색 카타와 꽃을 선물로 받았다.
비에 젖은 카트만두를 눈에 담으며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그리 깔끔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2층 계단을 무거운 짐을 들고 올라가야 했고, 침대는 개미로 우글거렸다. 따뜻한 물은 물론이고 찬물도 나오지 않았다. 천장 쪽에 거미가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있다. 개인적으로 이전 경험이 산골 마을이었던 데다 선교여행인 만큼 숙소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기에 그러려니 했다. 아들 역시 침대에서 개미 모으기 놀이를 하며 신이 났다. 그런데 남편이 당황을 한 듯하다. 사전에 현지 경험이 있거나 아예 모르는 것보다 살짝이라도 기준치를 갖고 있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레에 물릴까 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모든 피부를 가리기 위해 경량 패딩을 걸치고 잠에 들었다.
어떤 경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음날 새벽에 도착할 세 명의 팀원들을 기다리며 네팔 미션 트립, 출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