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슈이슈 발행을 마치며.
매거진 이슈이슈 폐간 안내
안녕하세요, 보라입니다.
그동안 매거진 이슈이슈를 구독해 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는 폐간을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소식을 기다려주신 구독자 여러분께 너무 늦게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폐간'이라는 무거운 소식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서 너무 오래 망설였어요.
연락 드릴 면목이 없어서, 명분이 없어서... 말해야 하는 수십 가지 이유가 있음에도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유도 없이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끊임없이 부끄러워져서 또다시 망설였습니다. 이런 제가 아직도 많이 부끄럽습니다. 소식이 늦어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욕심이고 오만입니다. 좋은 소식이 아니라도, 저희 소식이라면 궁금해하셨을 텐데 좋은 소식과 함께 전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앞섰습니다. 이대로 매거진 이슈이슈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혹은 이것은 우리의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매거진 이슈이슈는 일부분이고 우리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뭐라도 좋으니 핑계라도, 설명이라도, 포장이라도 해서 구독자분들께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유료 구독 시스템으로 전환을 꾀하기도 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안타깝게도 원했던 결과를 만들지 못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결정의 시간은 더욱 길어졌어요. 사실 폐간은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고, 가끔씩 구독자님들이 보내주신 메시지를 보면서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놀란 마음을 부여잡습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매거진 발행비용을 걱정하시면서 오래 발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구독자님, 추운 겨울 길거리 나눔 하는 제 곁에 긴 시간 서성거리시며 "이렇게 사람이 서 있어야 사람들이 많이 와요."라고 말씀하시던 구독자님, 이슈이슈 포장하는 날 멀리 군산에서 이성당 빵을 수십 개나 사들고 오셨던 구독자님, 해줄 수 있는 게 응원밖에 없다면서 응원글을 장문으로 적어주셨던 청소년 구독자님, 직접 나눔 하시겠다며 매거진 이슈이슈를 박스째 챙겨 들고 광장에 나가주신 구독자님, 거리 나눔 나갈 때 쓰라며 핫팩을 수십 개 보내주신 구독자님.
걱정과 관심, 응원과 애정, 후원과 헌신.
드린 것 없이 너무 많은 것들을 받았어요.
덕분에 그 시간을 살았어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황송하고 면목 없습니다.
멤버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로 흩어졌습니다. 종종 연락을 주고받아요. 누군가는 가고 싶었던 산으로, 누군가는 볕이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남쪽으로 떠났습니다. 다니던 회사로 돌아가 집중하는 멤버도 있고요.
그때 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해냈을까. 돌아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사건과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만나 하루에 10시간씩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세상 곳곳에서 펼쳐진 인권과 사회이슈에 대한 이야기, 더 좋은 세상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마음과 안녕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과거에 대한 재해석.. 매거진 이슈이슈를 발행하면서 우리 멤버들은 [회의]라는 두 글자로는 절대로 규정할 수 없는 인생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처럼 다른 멤버들도 아직도 마음이 복잡한 상태예요. 더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조금 더 일찍 발행을 중단했다면 어땠을까 같은 [만약]에 빠지기도 하고, 그땐 그랬지... 라면서 추억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제 그 추억은 꽤 치열하고 날카롭고 무거운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그동안 저희 멤버들이 함께 만든 매거진 이슈이슈에 관심 가져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서울, 신촌에 살고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는 실패한 것일까? 얼마나 실패한 것일까, 왜 실패한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지냅니다. '내가 광고를 더 많이 팔았다면, 내가 구독자를 더 많이 모았다면 우리 팀은 계속 매거진을 발행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에 매일 시달립니다. 내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비용이 많이 필요했던 종이 매거진 발행을 뒤로하고,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브런치 작가로, 팟캐스트 플랫폼에 오디오 클립을 올리는 팟캐스터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로 하고 싶은 말들을 세상에 뱉어내며 지냅니다.
계속 시도하고 찾아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런 저의 시도를 텀블벅에 정리했습니다. 한 번 읽어봐 주세요. 역시나 이 모든 일이 과정임을 강조하며 편지를 마치는 부족한 스스로를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매거진 이슈이슈를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보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