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오 Mar 13. 2022

반가워! 스스로 빛나는 청소년들이여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촉식을 마치며

진작하고도 남았어야 했다. 이 활동은 2월 둘째 주 토요일에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1월 말 실시했던 선발 면접을 마치고 합격 통지를 전달한 후 위촉장을 만들며 새로운 청소년위원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기관을 다녀갔던 청소년 중 한 명이 확진이 되었고 긴급히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위촉식을 한주 미뤘다. 그랬음에도 설상가상 여전히 오미크론의 역습이 끝나지 않았고 몇 번의 비슷한 과정을 반복하고 난 후에 겨우 위촉식을 개최할 수 있었다. 코로나의 여파가 새삼 이렇게나 강력하게 우리 삶의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한 달이었다.

나는 청소년지도사로 살아간 커리어 절반 이상을 '청소년운영위원회'와 함께 했다. 햇병아리 초보 청지사 시절부터 2021년 육아휴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기 전까지 총 8년간 청운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매년 새로운 청소년 스무 명과 함께 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쳤다. 그래서 늘 1~3월이 바삐 돌아갔다. 홍보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다수의 인원 중 소수를 선택해야 하는 쉽지 않은 선발 면접의 시간을 보냈으며 기존 기수와 새 기수와의 인수인계의 시간과 위촉의 순간을 매년 충분히 고민하며 보냈다. 노력에 비해 - 또는 생각보다 - 활동의 운영이 원활했던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매 순간 청운위 담당자라는 사실에 감사하며 지냈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성찰하는 소중한 기억이다.


오늘도 난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촉식을 통해 새로운 청소년들과 만났다. 청소년운영위원회라는 이름도 같고 위촉식의 순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왠지 낯선 기분이 든다. 아마도 소속 기관, 공간과 역할 등이 변해서 그런 듯하다.

위촉장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수여하는 사람, 진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격려를 하는 사람이 되니 시야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청소년과의 관계 형성의 방법도 조금 달라지기도 하고 개입의 정도는 더 조심스러워졌다. 이 모든 것을 계속 낯설어 할 순 없겠다. 적응하며 다시 내 자리를 찾아야겠다.

17번째 반딧불이('반딧불이'는 스스로 빛나는 청소년이라는 뜻을 지닌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이름이다.) 위원들도 나만큼 조심스러워 보인다. 일대일로 대화를 나눌 때보다 1대 다수로 대화하니 반응이 약하고 목소리도 작다. 자칫 그들의 참여 의지가 의심스러울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의심은 거두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마음 졸이지 않으려 한다. 그들도 자신의 자리를 찾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격려사와 소양교육을 준비하고 실시하면서 다시 한번 청소년운영위원회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정비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강의자가 된다는 건, 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과 동일하다. 청소년 수련시설, 청소년 참여. 청소년운영위원회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며 전문가로 되기로 결심해본다.

새롭게 시작된 반딧불이 청운위와의 2022년을 기대하며 함께해보겠다. 청소년의 참여가 실질적이고 보편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나의 전문성도 깊어지고 넓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_by 레오_
작가의 이전글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