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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05. 2024

글을 쓸 수 있는 자격

저는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브런치 스토리에서 고개 끄덕여 주셔서 작가가 되었고,

제 삶을 담은 종이책에 제 이름 넣어서 출판하는 게 꿈입니다.


작가가 되고, 인플루언서가 되고, 강연도 하고, 제가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대가로 돈도 많이 벌고..


모두 저의 솔직한 꿈입니다.


그러나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계속, 그냥 계속 글을 쓰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생각을 하는 좋은 사람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출처: Pinterest


예전에 기부와 봉사활동에 대한 어떤 분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마음이 많이 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과 주변도 챙기지 못하면서 무슨 기부며 봉사활동이냐고요. 기만이라고요.

제가 바로 늪의 바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였기 때문에 크게 반박도 못 하고 그저 속상해하기만 했습니다.

그냥 조용히 이웃을 끊었지요 :)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것도 자격이 필요한가 보다.. 

나는 그저 내가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럴 자격도 없다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일 수도 있겠구나..

그래도 꿋꿋이 했습니다.

대출 이자 부담으로 인해 마통 끝까지 달랑달랑하면서 살았지만, 

한 달에 치킨 한 마리 안 먹는다고 생각하고 적은 금액이나마 기부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다녀가는 것뿐이고 오히려 제가 힘을 얻어 가기는 하지만,아이들이 독감으로 격리되었을 때 말고는 작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아동센터에 봉사활동을 갔습니다.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쩌면 제 상황에 글을 쓰는 것은 호사일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야간 알바를 하거나 주말 알바를 더 해서 생활비와 대출 이자에 보태는 것이 현명하지요.


그러나 제가 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무지성 투자로 8억 가까이 날리고, 

35억 대출 이자를 감당하고,

(2억에 해당하는 물건은 얼마 전 9,000만 원 손해 보고 팔았거든요)

애지중지하던 법인도 세금을 제대로 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렇게 바닥으로 치달은 인생도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자격 같은 거 없다고.


한 달에 사업으로 얼마 이상을 벌어야 제대로 된 사람이고,

노동으로 근근이 한 달을 버티는 사람은 지능이 낮다는 사람들에게 맞서서


우리도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여주고 싶어요.


몇십 년이고 계속 글을 써서

우리 같은, 어쩌면 '잉여인간'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사실은 하나하나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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