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를 담아 글을 쓰려면 못난 나와 마주해야 합니다.
날것 그대로의 나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마치 깨끗해지기 위해 때를 밀면 당장은 아픈 것처럼요.
온라인에서 매일 만나는 친숙한 분들을 생각하고 글을 쓰다가,
저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이 글을 읽으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상상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학교 동문의 반응을 상상했어요.
"어머머, 학교 이름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이런 걸 쓰면 사람들이 우리를 바보로 알 것 아냐.
얘는 부끄러운 것도 모르나?"
2~3년 전에 제가 철모르고 부동산 투자 카페에서 매수 인증 글을 올렸을 때, 그 글을 읽은 분들의 반응도 상상했고요.
"그것 봐라. 암만 봐도 위험한 투자인데 그걸 좋다고 냉큼 사고 자랑하더니, 결국 이렇게 되었네.
학벌이고 전문직이고 다 필요 없다니까. 사람이 똑똑해야지, 쯧쯧쯧."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걷잡을 수 없더라고요.
한 줄도 더 쓰지 못하고 X에 들어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토닥토닥 위안의 글이 보입니다.
많은 작가님들이 '내 글 구려' 병을 앓는다고 해요.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많이 접하니 자신의 글이 점점 더 초라해 보이는 거죠.
저도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무지막지한 행동력을 통해, 엄청나게 성공한 분들의 삶을 접하면
제 인생이 그렇게 구려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내 인생은 우주에서 오직 나 혼자만 쓸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쓰려고 합니다.
글 하나 더 쓰고, 전자책 완성하고, 거기서 또 한 발씩 한 발씩 나아가면 조금은 더 나은 인생 되지 않겠나 합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은 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신경을 썼다면 처음부터 글을 쓸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