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를 시작만 했는데도 이렇게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구나, 하고 나날이 감탄하는 중입니다.
목차를 잡고 초고를 쓰는 단계인데도 이 정도이니, 퇴고를 하고 출간까지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설렙니다.
내 삶을 촘촘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늘 자신을 돌아보라.
늘 다른 차원이 있음을 인지하라.
더 자주 돌아보며, 성찰하는 사람이
더 높고, 깊은 시선을 가질 수 있다."
- 김종원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목차를 구성하면서 내가 살아온 길을 수없이 돌아보고,
초고를 쓰면서 당시 제가 했던 생각들을 떠올립니다.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글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지난날과 마주 서야 합니다.
그야말로 어리석었던 게 너무 속상해서
실제 가슴을 치고 머리를 쥐어박기를 몇 번씩 해요^^;
그러니 책을 몇 권씩 낸 분들은 얼마나 많이 스스로를 돌아보았을까요?
제가 책의 저자가 되고 싶은 큰 이유입니다.
다른 책의 내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정말 오래 걸립니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제 생각과 비교하고 제 경험을 떠올리면서 읽느라 오래 걸려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도 그 안에 빠져들어서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려내느라 오래 걸리고요.
매일 책을 읽은 지 3년째라서 예전보다는 속도가 빨라졌지만, 아직도 1일 1권 완독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제 책을 쓰려고 다른 책을 참고하기 위해 읽으니, 목차부터 책의 내용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제가 목차 파악하는 데에만 한참 걸리는 사람이어서 이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물론 책의 종류와 난이도에 따라 읽는 속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책을 쓰기 시작한 후에 내용을 모두 파악하면서 빠른 속도로 읽는 게, 눈에 띄게 가능해졌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신 글쓰는수의사 투더문 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삶이 달라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써 내면 얼마나 큰 세상이 보일까 설렙니다.
새로운 글감이 계속 떠오릅니다.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다음 일에 대해 생각하지요^^;
저도 쓰고 있는 것은 진도가 잘나가지 않고, 오히려 다른 새로운 주제만 머릿속에 계속 떠오릅니다.
시험 기간에 읽는 소설책이 제일 재미있는 것처럼, 어쩜 이리 다른 글감이 머릿속에서 퐁퐁 솟아나는지요.
전에는 생각해 내지 못했던 글감들이어서, 일단 잘 적어 놓으려고 해요.
소설 주제도 하나 생각이 나서, 소설 쓰기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잘 다듬어서 여기 브런치에 올려볼까 합니다.
처음 주제가 떠올랐을 때에는
'이 소재로 누가 멋진 소설 하나 써 주세요~' 하고 SNS에 올리려고 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면 제 글쓰기 영역이 넓어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딸아이에게 간단히 이야기하니, 탈무드 같다고 하네요.너무 이상하다고 얼굴 찡그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1차 심사 통과한 기분입니다^^
이렇게 좋은 책 쓰기를 왜 진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들지 않습니다.
포스팅이 100개만 모여도 전자책 한 권을 뚝딱 쓰시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저처럼 2년이 넘어야 겨우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고개 끄덕끄덕합니다.
저는 이제야 책을 쓸 그릇이 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느림도 받아들이고, 부족함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