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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어때 Jul 30. 2019

현실 그리스 신화,
예술의 전당 <그리스 보물전>

방학에 딱 어울리는 전시회


우리는 자라면서 한번씩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게 된다. 초/중/고 필독 도서 목록에 꾸준히 올라 있었으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도 한 몫 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모험과 기적은 코흘리개들에게는 마냥 신나는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어서도 만화 속 장면이 개그로 소비될 만큼 모두에게 익숙하다. 알겠습니다, 디오니소스님. 좌가자자장....


그리스 보물전 : 디오니소스


누구에게나 친숙한 그리스의 이야기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6월 5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그리스 보물전 -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퇴근 후 문화생활, 
<그리스 보물전>


<그리스 보물전>은 제목에서부터 짐작 가능하듯, 그리스 전국의 박물관에서 모아온 다양한 보물을 통해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회다. 제법 늦은 시간인 오후 8시까지 볼 수 있어, 직장인들 퇴근 후 문화생활하기에 딱 알맞다. 단, 입장은 오후 7시까지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퇴근 후 부지런하게 예술의 전당으로 왔다. 무척 부지런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 본관 건물로 들어서니 저렇게 프로젝터로 바닥에 빛을 쏴 길 안내를 해 주고 있었다.



그리스 보물전 매표소


매표소에 도착했다. 티켓은 현장구매보다는 여기어때에서 쿠폰을 적용해 구매하면 저렴하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한쪽 귀에 요원처럼 착용하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입장한다.



그리스 문명에 대해 강제로 주입해주는 오디오 가이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그 외에는 아는 게 거의 전무했으므로 이 오디오 가이드에 많이 의지했다. 단돈 3,000원으로 유식해지는 기분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스 보물전은 총 아홉 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기원전 6,000년경의 선사시대 그리스부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시대가 끝나는 기원전 323년까지 찬란한 시대의 가치있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 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리스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가 한 눈에 보인다.


그리스 보물전 : 그리스 문명의 서막, 에게해


최초의 전시관 <그리스 문명의 서막, 에게해>에서는 그리스 문명 초기의 작품들을 전시해 두었다. 초기 작품들은 확실히 단순하고 간명하게 작업되었으나, 몇 발자국 더 걷자 섬세한 작품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리스 보물전 : 위 - 아가멤논/아래 : 황금 인장 및 장식


아주 작은 황금에 섬세한 손길로 그림을 새겨둔 미케네인들 전시를 지나,




이야기꾼들의 대선배, 호메로스 전시관에 가면 온갖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아테네, 포세이돈,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디오니소스(?), 이야기가 그대로 펼쳐지는 그리스의 항아리 '암포라'까지.



호메로스, 신화와 역사 전시관 사진들


특히나 신화 속 인물들이 생동감 넘치는 조각상으로 구현되어 있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들이라 반가울 정도.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것과는 살짝 다르다.





아케익 시대의 귀족 전시관


다음으로 보게 될 것은 요즘 장신구보다 더 섬세한 옛 귀족들의 생활소품들이다. 귀걸이, 목걸이, 머리장식 할 것 없이 모두 엄청난 디테일을 자랑하고 있다. 귀부인의 무덤에 함께 묻혀 있던 부장품으로, 무려 한 무덤에서 50개 이상의 물건들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보물전 : 쿠로스와 코레


그리스의 청년들을 묘사한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 <쿠로스와 코레>. 노란 배경에 엄숙하게 세워져 있어 더 위엄을 더한다.



그리스 보물전 : 아테네인들


아테네의 문화에 집중한 <아테네인들> 관에서는 종교, 예술, 연극이 꽃을 피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여류 시인 사포가 시를 낭독하는 장면을 묘사한 히드리아였다. 섬세한 선으로 그려낸 모습도 아름답고, 여류 시인의 활동을 남긴 것 또한 멋졌기 때문에.



그리스 보물전 : 금화관


번쩍거리는 금화관과 다양한 유물들이 묻혀 있던 <필리포스 2세> 전시관도 인상깊었다. 대단한 작품을 보면 살짝 압도되어버리는데, 이 금화관을 마주할 때의 기분이 그랬다. 종이처럼 얇게 펼쳐 만든것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그리스 보물전 : 알렉산드로스 조각상


마지막의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새로운 시대의 서막> 전시관에 가면 <그리스 보물전> 포스터에 그려져있는 작품을 드디어 만날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모습을 신화 속 판과 접목해서 만들어낸 조각으로, 머리 위를 자세히 보면 뿔이 달려 있다. 눈길 닿는 모든 곳이 품격있어보이는 보물이었다.




별다른 기구도 기술의 발전도 덜한 시대에 이토록 섬세한 보물들을 만들어냈다는 걸 믿기 힘들어 꼼꼼히 보느라고 천천히 걸었다.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전시회를 둘러보고도 아쉬움이 남았다. 빨리 보는 분이라면 한 시간 정도, 하나하나 보려면 두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가면 될 듯 하다.




그리스는 비록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세기를 뛰어넘어 현재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뜻을 함께하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만들어낸 나라다. 아주 멀고 낯선 그리스의 문화는 신화라는 강력한 몸을 빌어 우리에게 다가왔고, 쉽게 스며들었다. 그리스의 온갖 박물관에서 모은 보물들을 통해 문명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다.



그리스 보물전 : 굿즈샵


무엇보다 무척 재미있는 전시였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식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퇴근하고 가니 사람도 붐비지 않았다. 6시 땡 퇴근하고 달려갈 만한 가치가 충분히다.



전시 다 둘러보고 나면 예술의 전당 건너편 앵콜칼국수에서 칼국수 한 그릇 추천. 괜히 미슐랭 맛집이 아니다.







그리스 보물전 
-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전시 기간 : 2019.06.05~2019.09.15
전시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관람 시간 : 11:00~22:00
입장 마감 : 19:00
전시 문의 : 1688-4683
휴관일 :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티켓 정가는 16000원이지만,
기본가 14,000원, 쿠폰 받으면 더 저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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