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SM 15th Story
안녕하세요, 에이엠컴퍼니입니다.
날씨가 참 변덕스럽죠? 수능 날은 언제나 차가운 바람에 코와 손이 시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수능 날은 따뜻한 햇살을 느끼면서 ‘어라?’ 하고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매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는 뉴스도 이제는 놀랍지 않게 되어버렸죠.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사계절이 뚜렷한 좋은 날씨’ 를 겪지 못하게 된 현실이 너무도 미안하고, 다가올 세상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기후테크’ 라고 들어 보셨나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기술 산업을 말하는데요,
시장의 변화도 필수이지만, 무엇보다 과학기술 발전이 기후 위기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리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의 개인 블로그 ‘GatesNotes’ 를 즐겨봅니다.
지난 10년간 기후위기 문제 해결 연구에 몰두했던 사업가 빌 게이츠는 전 세계가 에너지 수요를 크게 줄이거나, 육식을 중단하는 것보다 혁신 기술을 통해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저는 여전히 미래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혁신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릅니다.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비만, 겸상적혈구 질환과 같은 어려운 문제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것입니다. 진보는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GatesNotes 2024년 전망
빌 게이츠는 현재 억만장자들과 함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신기술 개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다방면으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니, 그의 행보가 정말 기대됩니다. 빌 게이츠의 블로그는 간단한 회원가입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패션 산업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요?
오늘은 패션 산업 기후테크 분야에서 어떤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따끈따끈한 몇 가지 최신 정보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지난 12호에서 언급한 디자인 이론가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 기억하시나요?
디자이너가 제조부터 폐기까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처럼,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폐기된 그 이후를 설계해야만 패션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그 해결책으로 섬유 재활용 스타트업인 에버뉴(Evrnu)가 2024년 1월 의류 재활용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에버뉴의 의류 재활용 기술인 뉴사이클(Nucycl®)은 2022년 타임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혁신기술 중 하나로, GANNI, ZARA와도 파트너십을 체결, 의류 폐기물로 만들어진 재활용 의류를 제작,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소재는 의류 폐기물에 함유된 셀룰로스를 용해해 액체로 만든 후, 이를 정제하고 압축, 실을 뽑아내어 근본적인 원료를 추출하는 방식이기에 오래된 의류 폐기물도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이 같이 자원과 재료가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재활용, 재사용되는 자급 자족적 순환 시스템을 폐쇄 루프 제조 방식이라고 합니다.
Nucycl®은 다음과 같은 사이클로 순환됩니다.
2026년에 완공 예정인 대량 생산 시설로 매년 18,000톤의 Nucycl® 섬유를 생산할 수 있으며, 탄소 발자국은 -25,000톤 절약이 가능합니다. 또 동일한 양의 면 생산 시 사용되는 3,600만 톤 이상의 물을 50만 톤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수치입니다..!
이미지 출처: 판가이아 The Renu 데님 자켓
판가이아는 2018년 영국 태생 브랜드로, 과학자, 연구원, 엔지니어, 기술자 직원으로 구성된 재료 과학 회사입니다. Nucycl® 재생 섬유를 사용하여 만든 The Renu 데님 자켓을 선보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스텔라맥카트니x아디다스 "The Infinite Hoodie"
채식주의자인 스텔라 맥카트니는 자신의 어떤 디자인에도 동물의 가죽, 깃털 또는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죠. 오랜 시간 협업을 해온 아디다스와 함께 개발한 Nucycl® 소재 후디입니다.
박테리아로 가죽을 만든다면 믿으실까요?
패션 브랜드 GANNI와 소재 기업 Polybion은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패션 정상회의에서 박테리아로 만든 Celium™ 자켓을 선보였습니다.
이 자켓은 농업에서 나오는 망고 과일 폐기물을 박테리아에 공급하여 박테리아의 자연적인 소화 과정의 일부로 포함된 당분을 셀룰로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0년간의 연구 끝에 만들어진 박테리아 셀룰로스 가죽, 균사체보다 더 지속 가능할 수 있다.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찾기 위해 가니, 아디다스, 에르메스 등 여러 브랜드가 이미 곰팡이의 뿌리 구조에서 자란 균사체 가죽을 실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Polybion에 따르면 박테리아 셀룰로스로 만든 Celium™ 가죽이 생산 과정에서 천연자원을 덜 소비하며, 예비 수명 주기 평가(LCA)에 따르면 균사체 가죽에 비해 탄소 발자국이 1/4로 줄어들지만, 생산량은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석유 기반 플라스틱에 의존하는 가죽 대체재
Celium™ 은 여타 바이오 소재 가죽처럼 내구성을 위해 폴리우레탄 코팅이 필요하므로, 수명이 다한 후 100%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Polybion은 동물 가죽을 능가하는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으며, 이는 안정화 과정과 성장 과정, 그리고 균주의 유전자 튜닝을 통한 꾸준한 학습과 개선 주기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음은 24년 10월에 발표된 굉장히 따끈따끈한 소재 논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오징어 피부에서 영감을 받아 날씨에 따라 온도조절 가능한 소재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오징어가 뛰어난 위장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 오징어 피부의 위장 무늬 능력인 색소의 원리를 분석해 섬유에 적용시킨 것이죠.
알론 고로데츠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진은 2일 국제 학술지 ‘APL 생물공학’에 “오징어의 피부 색소인 크로마토포어의 작동 원리를 모방해 날씨에 따라 열 투과율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섬유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실리콘 웨이퍼 기판 위에 금속인 구리를 코팅해 나노 구조를 만들고, 구리층 위에는 고분자 물질인 ‘SEBS’를 바릅니다. SEBS는 열 투과율이 우수한 소재로, 주로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든 구리와 고분자 복합 재료를 웨이퍼에서 떼어낸 후 가느다란 섬유로 만든다고 하네요.(어렵군요)
온도가 높을 때는 금속 섬이 가까이 뭉치면서 적외선 반사율이 높아지고 투과율은 낮아진다고 합니다. 가령 착용자의 신체 온도가 오르면 금속 섬이 서로 떨어지면서 적외선을 잘 통과시켜 열을 방출하고, 신체 온도가 떨어지면 금속 섬이 뭉치며 적외선을 반사시켜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죠.
어려운 말이 가득하지만, 아무튼 온도를 감지해 착용자의 신체 온도를 효과적으로 조절해준다는 말이군요..!
금속 섬의 패턴에 따라 최대 10배 차이가 나 온도 변화가 심한 환경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고로데츠키 교수는 "이 첨단 복합 소재는 스키복, 보온 양말, 단열 장갑, 겨울 모자 등의 방한 의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탁 가능한 유기 전자제품, 신축성 전자 섬유, 에너지 하베스팅(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 소재 등 웨어러블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온성과 통기성, 세탁이 가능한 소재라고 하니 상용화가 된다면 정말 혁신적인 소재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에이엠컴퍼니 역시 친환경 방향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혁신 기업과 연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열의를 바탕으로 혁신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 접점을 논의 중입니다.
기술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많은 공과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당장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우나, 이러한 일들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연대하는 기업들과의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상품들도 곧 소개해 드릴 날을 기대해주세요!
벌써 2024년 한해의 마무리를 할 시점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소재인 텐셀의 정식 라이선스 획득과 국내의 신소재 업체와의 미팅으로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함’을 추구하는 기업들과의 연계와 협력으로 내년에는 더욱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한 해가 가면 갈수록 마치 영화 투모로우 초반부의 스토리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지금, 다음 세대가 아닌 우리 세대부터 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게 살 수 있을지,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매일 보는 이에게 진심 어린 미소를 보여주는 일, 소중한 사람과의 안부인사, 그런 하루가 쌓여서 긍정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현재를 보지 않고 미래에 사는 것만큼 아까운 일이 없습니다. 틈틈이 작은 행복도 챙기면서 아깝지 않은 하루를 보내보는 것, 어떠신가요?
전세계의 10%가 우리의 원단을 경험하고 같은 가치관을 나눌 때까지, AMSM는 계속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AMSM은 에이엠컴퍼니가 발행하는 월간 매거진입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자연과 함께 디자인하는 에이엠컴퍼니의 2024년 11월 15th story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제도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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