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박혀있었던 문장이다. ‘왜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점도 없었다. 그저 당연히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부부에게 ‘아이’라는 연결고리가 생겨 부부 사이가 더욱 좋아진다고 말이다.
그리고 많은 방송매체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소개되었다. 나는 아이들의 귀여움에 매료되었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여자 친구를 만나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그녀가 아플 때면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저 머릿속이 하얘질 뿐이다. 그런데 출산의 고통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 고통을 그녀가 겪어야 한다면?
임신과 출산은 목숨 건 사투라는 생각이 든다. 임신 기간 동안은 2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온종일 생활을 해야 하는 수준이며, 출산 후 젖몸살 때는 남성의 고환 한쪽을 비틀거나 꼬여있는 상태의 고통과 비슷하다고 한다(정말 끔찍하다.)
나는 남자이기에 출산의 고통을 느껴볼 수 없지만 이렇게 고통을 비교해 놓은 글들을 읽어 보면, 내가 감히 출산 고통을 평가하는 것조차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고통을 순전히 그녀가 받는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출산의 고통은 뒤로 하고, 경제적 그리고 시간적 여유 또한 깊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아이를 가지면 당연히 그녀와 둘이서 보낼 시간은 없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 눈 판 사이에 아기는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많은 직업들 중 평균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장님과 기관장님 또한 가장으로서 경제적으로 걱정이 많으신 것을 보니 정말 돈이 ‘넉넉’해야 ‘여유’라는 단어를 챙길 수 있어 보인다. 또한 아이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들에 대한 경제적 걱정거리는 해소되지 않아 보인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투자해야 할 신체적, 정신적 모든 것을 통틀어 돈에 비유했을 때, 1000억을 투자해야 한다면 여성은 999억을, 남성은 1억을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냥 숫자만 비교해도 ‘999배’ 차이가 난다. 그만큼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더 신경 쓸 일이 많고, 감당해야 할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비교 자체가 불가능이다.)
그러니 후에, 그녀가 출산과 육아를 원치 않는다면, 나는 당연히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 “나 때는 말이야, 어! 다 어렵게 키우고 돈 없이도 다 했어 인마!”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꼭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한 저출산 문제, 고령화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지만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변화와 독신주의자의 급증에 맞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
1. 혼자 살아도 괜찮아 - 엘리야킴 키슬레브 저
2. 여러분 제발 애 낳지 마세요 - 태 PD
http://thechangeground.com/archives/16412
3. 임신과 출산 과정의 고통을 전지적 남성 시점’으로 비교 https://2gethermrseo.tistory.com/112
4.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E10 - 이기적 유전자 편 (리처드 도킨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