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는 뭐가 잇는데요? 7화
# Phnom Penh Business Insight : 캄보디아의 한국 은행들
캄보디아에서 살거나 캄보디아를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분들이 가장 놀라워 하는 점 중의 하나가, 바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은행들을 거의 다 볼 수 잇다는 점입니다. 2년전 IBK 기업은행이 가장 최근에 개점을 하기까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메이저급 은행 이외에도 전통의 지방 강자인 JB전북은행, DGB대구은행까지 13개의 은행이 진출해 있고 프라임 등 교민이 설립한 은행까지 합치면 18개까지 된다고 합니다.
# 은행의 종류
지난 10월에는 DGB 특수은행이 상업은행으로 승격되어 많은 교민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상업은행으로의 승격은 캄보디아 은행 업계에서는 꽤나 어려운 일로 알려져 있는데 오랜 기간의 준비를 통해 한번에 승격을 받은 DGB특수은행에 우선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은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만 KB캄보디아, 신한캄보디아, PPCB(전북은행), IBK기업은행만 상업은행이고 DGB특수은행과 KB대한특수은행(KB카드 계열사)만 특수은행, 나머지는 모두 MFI(Micro Finance Institution, 소액대출기관)으로 진출해 있습니다.
상업은행은 여신(대출), 수신(예금), 외환, 카드 등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의 모든 업무들이 가능합니다만 특수은행은 여신만 가능합니다. 특수은행보다는 인가가 다소 수월한 MFI의 경우는 소액대출을 하되 어느 정도 자격 조건을 갖추면 예금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KB캄보디아가 최근에 인수한 Prasac MFI의 경우 1년 정기 예금은 이자율을 7%까지 지급합니다.
각각의 은행 단계간에 장단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MFI 또는 특수은행은 고금리(15~18%)로 대출이 가능해 예대마진으로 비롯되는 수익을 크게 누릴 수 있는 반면 상업은행은 이보다 낮은 금리 (7~12%)로 대출 수익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지 실제로 이 정도의 예대마진은 은행 업계에서는 상당히 고마진에 속합니다. 또한 상업은행은 신용카드 업무, 외환업무, 신탁 등 다양하게 상품 범위를 넓혀 수익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각 은행의 전략과 규모, 현지 수행 능력 등에 따라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형태가 결정이 될 것입니다만, 4~5년전부터 상업은행 설립을 어렵게 만든 캄보디아 당국의 전략에 따라 후발 진출 업체들은 대부분 MFI를 설립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거나 기존의 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캄보디아에 진출을 모색해 왔습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이 캄보디아 내의 MFI를 인수하여 진출한 대표적인 예이고, DGB특수은행이 특수은행을 인수하여 진출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각 은행들은 종국적으로 내실을 다져가면서 등급을 올려서 최종적으로는 상업은행으로 승격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은행들의 순이익 규모
2019년 기준으로 캄보디아에는 약 40개의 상업은행, 약 15개의 특수은행, 약 80개의 MFI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중에서 한국계 은행 18개가 활약을 하고 있는 점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은행들 하나하나 수익성을 다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2019년 기준으로 주요 은행의 순이익은 PPCB는 207억원, 우리파낸스는 201억원, DGB특수은행은 114억원, 신한은행은 63억원, KB캄보디아는 28억원, NH파이낸스는 (진출한지 2년만에) 14억원 등 대부분의 은행이 큰 폭의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모든 은행들이 캄보디아로 앞다투어 진출하고자 했던 이유를 교민 여러분들은 상기 순이익을 보면 아실 듯 합니다. 은행들이 이렇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등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온 후 캄보디아에서는 7~20% 가지의 담보 설정 조건부 (추가로 정기적인 소득 유무까지 대출 조건에 넣음)로 고금리 대출을 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출 설정 비용이라고 하여 은행마다 1~2%까지 추가로 비용을 부과합니다. 담보가 없으면 대출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그 부도율은 1%도 채 안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캄보디아의 불안한 경제 상황, 저신용도 사회 구조 때문에 이러한 높은 예대 마진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러한 한국계 은행들의 선전 속에 교민들은 여러모로 아쉬운 생각이 많습니다. 바로 교민들의 은행 활용 문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교민들은 캄보디아에 부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주 낮으므로 현지에서의 대출은 언감생심입니다.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정기 소득을 올리고 있는 교민들 조차도 신용 대출은 불가능합니다. 한국에서의 신용도,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매개로 한 은행 본사와 캄보디아 법인지사간의 신용 연계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상품들의 출시가 가능한 은행도 아직은 거의 없습니다. 이를테면 온라인 쇼핑몰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이라던가 한국에는 수 만 가지 이상이 발급된 신용카드 제휴 시스템도 그다지 활발하지 않습니다. (즉 Aeon Specialized bank가 발급하는 이온몰 5% 할인 신용카드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사업 집단의 형태를 가지는 사업체입니다. 더욱이 한국의 은행 관련 법은 더더욱 안전하게 운영하도록 유도를 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단독 법인으로 진출한 만큼, 다른 나라 은행 또는 이 나라 토종 은행들처럼 조금 더 적극적인 사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