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인생 그리고
깨달음 이야기 연재 중이며, 글이 많아진 관계로 여건상 00번으로 내용 올립니다.
공원에서 한 사람은 화가 나 보이고, 한 사람은 슬퍼 보이고, 또 다른 사람은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 서로 다른 표정 무슨 일일까?
각각의 사연은 이렇다. 한 남자는 형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속이고 전 재산을 가로챘다고 분노를 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너무나 사랑해서 결혼까지 하려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폐암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한동안 안보이던 세 사람이 같은 날, 서로 다른 모습과 표정으로 공원에 앉아 있다.
한 사람은 헤죽헤죽 썩소를 지으며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왜 이렇게 모습이 변한 걸까? 궁금해 알아 보니 사연이 이렇단다. 아버지를 속이고 재산을 상속받은 형이 빛까지 상속받아서 오히려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것이다. 형은 순간의 욕심으로 빚이라는 덤(?)을 껴안게 되었고, 동생은 불행 중 다행인지 화는 나지만 나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이유는 사기꾼이었다고 한다. TV 뉴스에 의하면 사기당한 사람이 너무 많아 일부는 전 재산을 탕진하기도 하고, 심지어 강물에 몸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겨웠던 나날과 자살까지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에 자유로워졌다. 아울러 폐암 걸린 사람은 나중에 알고 보니 진단서가 다른 사람과 바뀌었다고 한다. 오진을 받은 것처럼 속았을 때는 금방이라도 죽을것 같아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더니, 다시 살아난 것처럼 온몸에 생기까지 돈다고 한다.
하나의 큰 깨달음도 이와 비슷하다. 평생 뭔가를 쫒고, 때로는 말도 못 하게 괴롭기도 하고, 슬픔에 잠기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의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이런 괴로움과 걱정을 피하기 위해 명예나 권력이나 부를 향해, 정신없이 전력 질주하듯이 사회적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깨달음이라는 체험을 하게 되면, 순식간의 실상으로 인식의 전환의 계기가 되어 꿈에서 깨듯 깨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재미(?) 있는 건 무지에서 깨어나도, 깊이가 얇거나 지혜가 없어 어리석은 행위나 욕망에는 쉽게 노출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물질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몸을 먹여 살려야 하고, 그로 인해 생활속 습성은 관성처럼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몸의 습관이나, 마음의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살면서 계속 방해를 받거나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도 하다. 기본적인 본능의 식욕(식탐), 성욕, 수면욕, 생리적인 현상은 생각처럼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싸여온 습은 또 다른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위 내용을 다시 언급해 보자. 아버지를 속이고 가족을 배신한 형이 반성을 하고, 큰돈을 돌려주겠다고 하면서 연락이 온다. 다만 일부 빚을 먼저 갚아주는 조건을 내건다. 그럼에도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혹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의 경우 사기꾼 남자가 장문의 사랑(?) 편지를 보내온다. 솔직한 문장으로 자기는 다른 사람은 속이고 사기를 쳤지만, 당신만은 사랑하는 마음이 진실이다. 그러니 우리 함께 잘 살아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그놈이 더 이상 사기 칠 것 같지 않고 사기 당할 돈도 없어, 그 여자는 정말 사랑했던 옛 감정이 살아남아 그때의 심정이 떠올라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그리고 다른 폐암에 걸렸던 사람은 금방 죽을 것 같아서 끊어버린 담배인데, 다른 사람이 피는 것을 보거나 짜증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담배가 사정없이 당긴다.
오락가락 마음, 큰 경험이든 작은 깨달음이든 사람마다 확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그러한 본능과 습관을 가지고 있는 마음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무지에서 어렵게 깨어나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멋지고 맛있고 근사하다고 인식한 오류(?)들이, 갖은 욕망으로 마구니처럼 붙잡아 유혹하기도 하고 딸려가기도 한다.
마음을 단속하지 못하고, 습관을 바꾸지 않고, 깨어있지 못하고 지혜를 추구하지 않으면 다시 망각을 하고, 무지 속의 어리석음으로 돌아가는 마음이란... 참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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