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행 마지막 날들 중...

인생 여행 여정에서

by Onlyness 깬 내면


해외에서 일과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손가락 개수만큼 남았었다.

돈은 없지만, 경험을 좋아해 퇴사 후 선택하게 된 단기 해외 지원 프로젝트 계약직였다. 월급은 전 직장보다 적았지만, 경험을 사기로 고민 없이 바로 진행했다. 그렇게 해외 생활은 시작되었고, 주중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했다. 주중에도 가끔 저녁에 숙소 근처 도시 여행을 하곤 했다. 두 번 다시 못 볼 것처럼 밤늦게까지 구석구석 돌아보는 날도 있었다.


긴 듯 짧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출장을 끝내고 돌아가는 차에서 몸을 돌려 멀어져 가는 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내가 온길이 내가 살아온 길처럼 떨어져 나간다. 해도 뉘엿뉘엿 빛을 잃어가고 어둠으로 도시도 사라져 간다.


공항에 도착해 사람들 사이로 인생 하나 껴넣어 탑승 순서를 기다렸다. 별 탈 없이 몸을 실은 비행기는 높게 솟아오른다. 두 눈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비행기 창문 너머로는 도시의 나무와 집이 점점 작아진다. 빛을 잃고 꺼져 버렸던 저녁 시간의 붉은 태양은 다시 떠올랐다. 그러다 점점 힘없이 다시 내려앉아 사라져 간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작은 세상은 다시는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어둠으로 물들어 간다. 사라지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담아 두고 싶은 마음에 창밖으로 향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다시 올 수는 있을까...'


처음 와본 지구의 낯선 도시의 시간들이 후루룩 머릿속에서 영화 장면처럼 흘러갔다. 사진 같은 장면들은 기억으로만 존재할뿐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되었다. 검은 도시 사이사이 가로등과 등불은 어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고 일어섰다. 겨울날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며 빛난다. 밖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마지막처럼 느껴진다. 다시는 못 올 것 같아 시선은 공간을 향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의식을 전체에 두었다. 생각이 사라지고 멍해진다.


그렇게 그날의 하루 인생 마지막 날이 저물었다. 자고 나면 또 다른 생이 펼쳐지겠지만, 지나버린 그때의 하루는 가버렸다. 앞으로 몇 개의 날들이 더 남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출렁이는 밤바다처럼 밤하늘의 별들이 파도에 부서지는 유리알 같다. 어제의 일이 땅 아래로 사라지고 오늘의 일은 하늘 위로 부서졌다. 조용히 반짝이다가...



sw4_1280.jpg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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