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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유목민 2시간전

그래 그래, 나가 니 맘 다 안다

아이고~ 우리딸, 머드로 여그까장 왔냐.

그 먼디서 여그가 어디라고.

나 이런 꼴 볼라고 그 먼디서.   


어찌 우리 딸 얼굴에 힘이 한나도 없어 보인다냐.  

어찌 그냐. 허는 일이 잘 안되야?


사는 거이 팍팍흐제?

인생 살다보믄 그를 때도 있능거여.

지금은 큰일 낭거 맹키로 맘이 조급흐고  이세상이 다 내려앉능거 갖지마넌  쫌 늦게 가믄 어쩐다냐?


인생사 정해져 있능 건 하나도 없능거여.

돈을 벌고 잡다고 해서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  

돈이란 거슨 발이 달려서 쫒아가믄 갈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법이여.

너무 아등바등 흐지 말어.

그러다 병들믄 그거이 더 큰일이제.  


아무리 돈많애도 죽을 때 가져 가능  거 아니고

아무리 벼슬이 높아도 죽을 때 더 존디 가는  것도 아니여.  

다 쓰잘데 읎다. 쓰잘데 읎어.

욕심 부리지 말고  그저 쬐끔 묵고 가는 똥 싸도 맘편케 사는 거이 젤이제.

그거이 젤이당께.


아이고  내새끼!  나가 니 맘 다 안다.

엄마앞이서 응석부리고 자버서 왔제?

펑펑 움시롱 떼쓰고 자버서 왔제?

그려~  여그서 맘껏 울어.

나가 니 눈물 닦아줄팅께.

어여 울어.

가슴 속 답답흔 거시 쑤욱 내려가게  펑펑 울어.

날은 저물어 가는디  산속을 헤매다가 길잃어 무서운디 어매 만난 거 맹키로  날 붙들고 울어. 쯧쯧......!!


여그서 눈물 다 빼뿔고 인자는 약한 맴 가지믄  안되야. 알았제?


그래 그래 내새끼.

세상에 의지가지 하나 없이 막막한 세상 살아가니라고  얼매나  외롭고 심란흘끄나.

우리 이쁜 딸, 나가 니를 얼매나 애지중지 귀흐게 키웠는디.

누가 그 맴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럴 흐까.

참말로 우리 딸겉이 착흐고 만고에 법읎시도 살 사람이 어디가 있다고.


그래 그래. 나가 니 맘 다 안다. 내새끼 힘내!  알았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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