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설계도짜기
지난 1강에서 우리는 소설의 씨앗인 ‘아이디어’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3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막막해질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야기가 굴러가는 원리인 '플롯(Plot)'과 그 '갈등'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쓰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소설가 E.M. 포스터는 이 차이를 명쾌하게 정의했습니다.
- 스토리: "왕이 죽고, 이어서 왕비가 죽었다." (단순한 시간의 나열)
- 플롯: "왕이 죽자,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한 왕비가 죽었다." (인과관계와 감정의 연쇄)
소설은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사건이 인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독자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 때문에 고통받고 선택하는 '인물'에게 매료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작법가인 제임스 스콧 벨은 소설의 뼈대를 위해 다음 네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L (Lead, 주인공): 독자가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매력적인 인물.
O (Objective, 목표): 주인공이 목숨 걸고 원하는 것. (사랑, 생존, 진실 등)
C (Conflict, 갈등): 목표를 가로막는 거대한 벽. 갈등이 없으면 소설은 죽습니다.
K (Knockout, 결말): 독자의 머리를 한 대 때리는 듯한 여운과 충격적인 마무리.
지난주 여러분이 잡은 소재에 '사건의 도미노'를 세워봅시다.
비밀은 공유되는 순간부터 에너지를 가집니다.
1단계(발단): 친구가 나에게 치명적인 비밀을 털어놓음. (여기까진 1강 내용)
2단계(전개): 그 비밀을 아는 제3자가 나타나 나를 협박하기 시작함. 나는 친구를 지킬 것인가, 나를 지킬 것인가?
3단계(위기): 비밀의 실체가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추악하다는 것을 깨달음.
4단계(절정): 내가 비밀을 발설하지 않으면 누군가 다치는 상황. 침묵과 폭로 사이의 처절한 선택.
판타지는 설정보다 '제약'이 더 중요합니다.
1단계(발단): 죽은 친구가 내 눈앞에 나타남.
2단계(전개): 친구가 돌아온 이유가 밝혀짐. (예: 억울함을 풀어달라거나, 미처 못한 말이 있음) 그런데 친구가 머물수록 주변 온도가 내려가 주인공의 건강이 악화됨.
3단계(위기):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주인공이 현실의 법이나 윤리를 어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함.
4단계(절정): 이별의 시간. 친구를 보내주어야만 내가 살 수 있지만,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없는 가장 슬픈 작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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