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ithoutmE Mar 28. 2024

어쩌다 오디 999일에 쓰는 편지


어느덧 내 삶의 한부분이고 

저녁약속을 잡기 싫은 이유이고

외박을 자제하게 만든 오디야


갑자기 내 삶에 나타나서 

헤드번팅 두방과 무릅냥인척 영업해서

이제는 안기는걸 좋아하지 않는 

고양이 오디야


치료기간 84일 관찰기간 84일

고양이복막염과 함께 싸운 전우이고

매일밤 놀이시간은 꼭 놀아야하는 권리를 

주장할줄 아는 고양이고


반려인은 돈아까워서 못먹는

유산균을 먹는 고양이이고

잡다한 온갖 장난감을 소유해봤으며

짧게는 찬라 길게는 5분정도 가지고 놀았지만

결국 낚시대 + 쥐돌이 미끼에만 노는

취향이 확고한 내 고양이 오디야


방광슬러지때는 온갖 습식사료를 갔다 바쳤지만

바삭바삭 사료만 먹는 바삭이파 고집쟁이 오디야


21년 7월 3일 장마가 시작될무렵

너를 데리러갔을때 

내 휘파람소리에 우웅 하며 나와줘서 고맙고


그이후로는 그렇게 싫어하는 캔낼에 

'아저씨랑 살고싶으면 들어가' 

이말을 알아듣고 쏙 들어가 줘서 고맙고

많은 냥이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그 험한 병을 재발없이 한번에 

이겨내줘서 고맙다. 오디야.





오늘 밤에 퇴근하면 넌 또 늘 그렇듯 발라당한번으로 애교 끝할테고

간식이 먹고 싶거나 놀고싶을때만 내 팔을 긁겠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오디가 이따시 만큼 좋고

오래오래 함께 있어주기만을 바란단다.


1000일 이란 시간동안 너는 어땠니? 

아저씨는 너때문에 행복했고 큰 위안이 되었는데

너도 내안에서 편안하기를 앞으로도 평안하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샤오신패드 12.7 & 갤럭시탭s9 F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