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살면 좋겠다.
나를 아는 사람이 내 글을 읽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늘 있다. 그렇다고 대중이 먼저 찾아 읽을 만큼의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아는 사람이거나 아는 사람의 지인이 먼저 독자가 되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먼저 공감을 하고 좋은 소문을 내줘야 그다음 독자가 생긴다. 읽는 사람이 있어야 책으로서 존재 가치도 있는 것이다.
읽어 주기를 바라는 동시에 읽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모순 속에서 벌거벗은 듯한 부끄러움을 누르고 또 글을 쓴다.
내게 있어 책은 결승점이 아니라 멀리 찍어 놓은 목표점 같은 것이다.
거기까지 내가 어찌 살아야 하나 생각하고 힘을 내게 하는 결심이다. 그리고 다음 점을 찍고 또 그렇게 살고... 인생을 내가 살고 싶은 곳까지 힘을 내게 한 것이 내게 있어 글쓰기고 책을 쓰는 행위다.
비록 지금은 내 글에 비춰 창피한 삶을 살고 있지만 다행인 것은 점차 인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뭐였는지조차 관심이 없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말 그대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아졌다가 아니다. 오히려 인식하면서 드러나는 내 삶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쯤에서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지경이다.
아직은 앉아서 글을 쓰기까지 예비동작이 길다. 피하고 싶은 작업이다. 하지만 어찌어찌 한 꼭지가 쓰이고 나면 스스로 대견함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쉽게 쓰기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잘 살아서 쓰는 건 아니다. 잘 살려고 쓴다.
글을 쓰고 내가 쓴 글대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