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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정우 Jan 13. 2024

지하철 아침 인사는 득일까 실일까.

아침 인사의 전략적 접근


지하철 4호선 고잔역 아침 출근 길 인사하고 있는 모습.

선거는 전략이라는 말이 있다. 후보자를 위해 선거전략을 고민하고 대행하는 업체도 여의도에 다수 소재해 있을 정도다. 한정된 시간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당선을 위해선 선거구 특성에 따른 전략, 짜임새 있는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선거운동 당시 수험생의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챙겨야 할 일정을 짰고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월간·주간·일간 계획도 촘촘히 세워 소화했다. 그만큼 절실했다.      


선거전략이 과거 오프라인에서 SNS를 활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된 측면이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악수하고 인사하는 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나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는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분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자신을 알리는 게 관건이 된다. 아무리 유명 인사라 해도 해당 선거구에서 인지도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런 점에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 된다.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시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라고 조언했고 여의도역 앞에서 인사를 했다. 겨울 추위도 있었고 대중 앞에 서서 인사하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후보였기에 멋쩍은 모습이었지만 그만큼 더 절실함을 보일 수 있던 기회였다고도 생각한다.     


필자 역시 지하철 아침 인사를 택했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다. 얼굴과 경력, 선거 슬로건이 적힌 판넬만 들고 꾸벅꾸벅 인사하는 식이었다. 아침 인사는 보통 2인 1조로 하는 게 유리(1명은 인사 1명은 명함 배부)하지만, 여건상 혼자 인사하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께 명함을 배부했다.      


아침 출근 인사를 해보면 찬바람이 쌩쌩이다. 진짜 바람이 부는 게 아니라 마치 전쟁터로 나가는 시민들의 비장한 표정만 보일 뿐이다. 가끔 쳐다보는 사람이 있어도 선거철만 되면 얼굴 보이는 가식적인 사람으로 비춰지기 일쑤에 명함은 받자마자 땅바닥 행이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출근하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여기에 시장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나오는 날이면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 후보들에 설 자리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또 하나 문제가 있다. 지하철 인사 때 고정으로 만나는 분들이 지역구 내에 거주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가령, 고잔역의 경우 고잔동 주민뿐 아니라 선부동, 호수동, 백운동, 중앙동 주민들이 교집합 된다는 것이다.


물론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것은 나쁘지 않을 일이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다. 이런 연유로 한 출마자는 내게 지방선거 출마자는 지하철 출근 인사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 준 분도 있었다.      


어디까지나 선택과 판단에 영역이지만 지방선거 출마자에 있어 지하철 인사보다 등하굣길 교통 봉사나 아파트 출입구 앞에서 수시로 인사하는 게 더 부합할 것이란 생각이다.      


자신의 지역구가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면 타겟팅 전략으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초지동만 보더라도 신도시 지역은 10개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어 예비후보 때부터 꽤 오랫동안 인사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떠한 선거든 한정된 시간에 선택과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때 자신이 출마한 선거나 지역구 특성을 판단한 뒤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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