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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bean Mar 04. 2022

마지막 퍼즐

제발 진짜 마지막 퍼즐이기를

 내 속에서 나온 말 중에 어떤 말은 예상치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나를 흔들어 놓기도 한다. 어쩌면 그 말은 내가 오랫동안 맞춰오던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들이 견딜 수 없이 나를 힘들게 해서 모든 감정들을 랩으로 둘둘 말아 싸듯이 가둬놓은 채로 모르는 척하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살아왔었다. 랩을 벗겨내는 과정을 거쳐오면서 예전에 묻어버리기만 했던 감정들을 마치 오늘날에 겪는 것처럼 뒤늦게 살아내는 지난한 나날들이 지나고 이제는 정말로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과거를 다시 살아내는 과정이 사실 지금의 내가 비교적 힘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서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의 힘든 일들을 '나는 그보다 더한 것도 버텼으니 너도 버텨 봐'로 귀결시키지 않게 될 것 같았다. 각자에게 힘든 일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때로는 분노가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분노를 집어삼켜버린 채로 한없이 무기력하게 가라앉지 않도록 살아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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