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매일 이렇게 괴로울 거라면 차라리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있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웃고 떠들던 시간 뒤에는 더 깊은 외로움이 찾아왔다. 밤이 오고 혼자가 되는 시간이 너무도 두려웠다. 지금까지 역경이 닥칠 때마다 강한 의지로 이겨내 왔는데 이렇게 나약해져 버린 내 모습이 싫었다. 자기혐오, 자책, 좌절의 악순환이 계속 이어졌다. 누군가에게 손을 뻗으려다가도 혹시나 그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하곤 했다.
마치 그런 내 마음을 읽고 쓴 것 같았다. 노래는 물론이고 노래를 부르기 전에 하는 그의 멘트에 담긴 진심 어린 위로는 꼭 나에게 거기 있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고. 함께 혼자인 서로에게 별이 되어주자고.
"그러니 거기 있어줘
내가 널 바라볼 수 있도록
끝내 무너져도 괜찮아
이렇게 너의 곁에 있을게
아주 멀리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저 별처럼
너를 혼자 두지 않을게
네가 나에게 그랬듯이
그 모습 그대로 날 위해 빛나줘
넌 나에게 별이니까
아파도 좋은 이름이니까
함께 혼자인 서로에게
서로가 유일한 별이니까
그러니 지금처럼 거기에 있어줘
널 놓지 말아 줘"
- 정승환, '별'
'함께 혼자'라는 역설적인 말이 주는 위로는 실로 대단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외롭다고 생각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고, 나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요즘 들어 몇 년 전에 느꼈던 그 외로움이 문득문득 찾아온다. 그래서 2019년부터 콘서트 때마다 빼놓지 않고 부르는 '별'과 멘트들을 찾아들었다. 23년 팬미팅의 마지막곡이었고, 22년 콘서트의 앵콜곡이었던 '별'을 들으며 또 한 번의 위로를 얻었다. 해결되지 않는, 다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이었는데 '그냥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을 들으니 내 주변에 그를 포함해 그냥 그 자리에 있음으로 위안이 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잊고 지내다가도 정말 필요한 순간에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 의도했든 아니든 여전히 내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