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월요일, 우리는 Holiday!

#2. 어느 겨울날, 체코 프라하 둘러보기


칙칙함도 그림이 될 수 있는 곳

작은 실망이 큰 선물을 가져다주는 순간


겨울이든 여름이든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한 소위 '초짜 여행자'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날씨'이다. 일상 속에서 비가 오면 '참 운치 있네'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들뜬 마음으로 간 첫 여행지에서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릿하게 되면 사진으로 혹은 SNS로 찾아본 마음속 장소에 대해 '멋지다'라는 감탄사 보단 아쉬움이 묻어 나오는 감탄사가 먼저 나오게 된다.


우리가 딱 그랬다. 그 전날 걱정인형 두 명은 프라하의 로맨틱한 야경 매료되었고, 단 둘이 온 첫 여행이었기에 내일도 우리에게 근사한 날이 있겠지 하며, 여행에서의 조바심을 냈었다. 큰 조바심 때문일까? 다음날 아침 사진에 담긴 프라하의 풍경은 흐릿한 날씨 때문에 그 전날에 비해 많이 쳐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마치 인천에 가기 위해 1호선에 올랐는데, 이상한 직감에 전광판을 쳐다보니 실수로 천안행 1호선에 오른 순간. 행선지와 다른 노선을 우리도 모르게 선택해버린 느낌이었다. 우린 딱 그 상태였다. '다시 돌아가야 해?' 아님 '어떻게 해야 해?' 고뇌에 빠진 순간, '너희 이 고뇌의 순간도 아까울걸?'이라고 한 대 때리는 문자가 띠리링 울렸다. '월요일'이라는 텍스트가 함께 담긴 문자였다. 이 모든 게 우리의 작은 그릇을 넓혀주었다.


'그래! 오늘은 월요일이지, 우리에겐 휴일이야'


copyright© SY.KIM&HY.CHUNG 2015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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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월요일, 평상시 일상이었다면 분주하게 살아갔을 날들이었겠지만, 여행이란 이름에선 월요일도 휴일이 되는 것이었다. 이 문자 하나가 우리 안의 프라하를 아름답게 품게 해 주었다. 우리의 프라하를 다시 추억해 나갈 수 있도록. 깨달음의 찰나 우리는 가장 먼저 일상에서 쉽게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나둘씩 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는 팁 투어를 나서기 전 여유롭게 스타벅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다. 일상생활이었으면, 쉽게 도전해보지 못할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다 보면 오히려 더 따뜻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가 우리의 생각이었다.


예감은 정확했다. 문자 하나가 '날씨'때문에 실망한 우리들에게 따뜻함을 주었다면, 커피 한잔은 일상 속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 이 순간을 즐기자 라는 마음을 우리에게 선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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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문화에 한 발짝 다가설 때,

팁 투어 문화로 다시 한번 체코를 바라보다.


어찌 보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작은 것 하나에 시선을 돌린 우리는 팁 투어에 참여했다. 프라하의 투어 문화는 '팁'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다른 나라의 투어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신청하고 등의 정해진 루트는 동일할지 몰라도 고정된 투어에 대한 비용을 내는 것이 아닌 투어를 모두 끝낸 후 이 투어의 대한 감사의 '팁'을 제공한다는 부분에서 다른 투어와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


여행 초짜들에게 이러한 팁 투어 문화도 신기한 부분 중 하나였다. 엄마 아빠 학교 친구들 손을 잡고 오던 여행이 아닌 단 둘이 오는 여행이기에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모든 낯선 환경에서 서로만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했고, 그러기엔 이런 팁 투어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 프라하를 '나무', '나무'들로 보는 것이 아닌 '큰 숲'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었다.


특히 인터넷으로 유명 관광지를 조각조각 쪼개서 이해하고, 보는 것에 끝내지 않고 연결성 있게 이 도시 전체를 여행한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팁 투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날 아침, 날씨에만 매달린 우리들의 초라한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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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숨기기보단,

배우는 그들만의 자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는 없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은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그들이 닦아온 길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정신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만 살펴보더라도 많은 나라에서 그들만의 사정과 그들만의 정신으로 현재의 나라를 유지해온 국가들이 많다. 체코 프라하 또한 그중 하나이다.


예술의 도시 프라하는, 예술만이 아닌 예술과 '역사'의 도시였다. 아름다운 건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이들에겐 하나하나가 역사였다. 우리가 모였던 첫 장소부터 그러했다. 우리가 팁 투어를 위해 모인 장소는 '바츨라프 광장'이었다. 소련의 군사개입으로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던 어느 날, 우리가 모인 이 장소에서 몇십만의 시민들이 모여 공산 정권의 몰락을 이끌어 냈다. 오늘날 이를 '벨벳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유의 시작점인 그때를 '프라하의 봄'이라고 지금까지 부르고 있다. 우리에게만 혁명, 항쟁, 자유를 위해 싸운 역사가 있는 게 아니라 이들에게도 프라하의 봄, 벨벳 혁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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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시작으로 우린 지하철을 이용해 프라하의 성으로 이동했다. 프라하의 성은 대통령이 집무하는 공간이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청와대와 같은 곳. 이전 체코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사람들로부터 지배당했을 당시엔 공개하지 않은 곳이지만,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면서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개되었기에, 오늘날 우리도 이곳을 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이곳에는 체코인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정문 위에 사람을 지배하고 탄압하는 것 과 같은 누군가 보면 흉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가 보면 위협적으로 보이기도 한 동상이 있다. 이는 수백 년 동안 체코를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람들이 설치했다고 한다. 이들은 체코인들에게 지배층의 상징은 합스부르크 왕가, 즉 자신들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 설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체코는 지배가 끝났고, 자유의 프라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왜일까? 이는 대한민국에서 일제시대의 흔적들을 지우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 아니 한가. 물론 우리나라 상황 그리고 민족성을 체코에게 투영시켜서는 안 된다. 그 반대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과 다른 부분을 통해 이들만의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체코인들은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이 부분을 알리고 싶어 했다. 이는 우리가 합스부르크 왕가에 지배받는 게 자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우리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부분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철거하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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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보았을 땐 크게 느껴질 수도, 또 다른 누군가가 보았을 땐 작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것들이 체코 프라하의 하나하나의 역사였다. 과거의 증인부터 시작해 현대의 다이내믹한 삶이 공존되어 있는 프라하의 팁 투어는 프라하의 성이 끝이 아닌 진정한 투어의 시작점이었다.


우리의 시선

융짱의 시선


여행을 하기 전, 기대와 달리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상상보다 훨씬 값진 추억을 얻게 되었을 땐 이날의 기억이 다른 어느 날 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이는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날 체코 프라하에 오지 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몰랐을 것들은 '날씨'로 인한 값진 추억뿐만이 아니었다. 천년의 수도, 보석의 도시라는 아름다운 수식어 뒤에 많은 이들의 희생과 힘씀이 이곳 프라하에 있었다는 걸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다른 날도 아닌, 이날 우리가 이곳에 있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호순이의 시선


프라하에 오기 전에 막연하게 프라하의 봄이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있었다. 뭔가 낭만적인 느낌이고, 프라하의 봄이라고 하니 봄에도 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알게 되니, 몇십 년 전에 이곳에서 피 흘린, 그 사람들이 생각이 났고, 어느 나라에나 비슷한 이런 혁명 등의 역사는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낭만적인 이러한 이름을 지금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그 당시에 그 낭만적일 때에 피를 흘린 그 사람들이 있어서지 않을까 싶다. 바로 이 바츨라프 광장에서 말이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연인에서 부부가 된 융짱과 호순 작가의 연애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여행하는 그 순간 융짱과 호순이의 기분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합니다. 때로는 이 부분이 우리 부부(커플)의 중심이 되어 부담스럽거나 정반대의 의견에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융짱과 호순 작가

: 사진 잘 찍고 싶은 호순 작가와 글을 잘 쓰고 싶은 융짱, 회사원 부부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알뜰살뜰 월급 모아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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