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체코 프라하 아경
프라하에서도 우리는 소중하니까 -
환경의 변화 속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 떠도는 이들이 있다. 특히 유럽은 이런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지역 중 한 곳이다.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테러, 교통사고보다 더한 잦은 위험의 순간은 소매치기라고 한다. 소매치기를 하는 주범들은 앞서 말한 이곳저곳 떠돌이들이다. 편견을 가질 순 없겠지만 대다수의 소매치기범들이 이곳저곳 떠도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과장이 아닌 팩트다.
한국에서 프라하 여행 티켓팅을 마친 후 '프라하 여행' 검색을 했을 때 가장 먼저 연관검색어로 떴던 단어가 소매치기였다. 이 순간을 접한 우리는 가장 먼저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우리의 인생 아직 20대 중반과 30대 초반이었기에 위험의 순간에 대비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설령 잘못되더라도 지금까지 지원해주신 부모님들에게 먼저 세상을 등진 자녀들 그리고 한 푼도 드리지 못하는 불효자 불효녀가 되기 싫었다.
참으로, 우린 소매치기와 위험의 순간을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세상 모든 걱정들이 우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듯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인형 두 명은 숙소를 찍고 첫 여행지인 야경이 매력적인 도시 프라하에서 첫 여정을 나섰다. 소매치기 성지라고 불리는 '까를교와 천문 시계탑으로!'
그리고 우린 한국인이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주요 관광지에서 다양한 국가의 여행객들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여행'이 누군가의 특권이 아닌 이전보다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가 무서웠지만 들뜬 마음으로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까를교와 천문 시계탑에서도 많은 여행객들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여행객들을 보니 그들만의 특징이 있었다.
먼저는 자칭 세계 3대 야경을 보면서 들뜬 표정을 띄는 사람들이다. 프라하는 세계 3대 야경으로 유명한 도시 중 한 곳이다. 겨울에는 일몰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주경과 야경 두 가지를 모두 구경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중 프라하는 그 어느 도시보다 지나치게 화려하진 않지만 야경에 로맨틱함을 잘 담아내었기 때문에 유명하다. 이를 보러 온 사람들의 표정 또한 매일 접하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들의 표정 즉 우리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면 '저들도 우리와 같은 여행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의 여행객들은 주요 메인 관광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그곳이 메인 관광지인 줄 착각해 그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많이 줄어든 부분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군중심리에 많이 휘둘리는 유형 중 한 명이 여행객들이다. 프라하에서도 그런 순간을 접했다. 프라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굴뚝 빵집이었지만, 단체인원이 그곳에 있으니 그곳이 맛집인 줄 착각해 그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그곳이 관광명소 중 한 곳인 줄 알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군집했다. 우리 역시 그러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텅텅 빈 그곳을 보며 '이곳이 왜 유명했지?'라고 되새김질을 하였고, 낯선 땅 낯선 환경에서는 군중심리에 휘둘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수많은 여행객 중에서도 한국인들은 같은 민족으로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소매치기범이 가방을 털어갈까 가방과 주머니를 애지중지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우리 민족이야!'라고 생각해도 충분했다. 왜냐하면 우리 역시 그러했으며, 실제로도 많은 한국인들이 위와 같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다른 한국인들도 우리를 바라볼 때, '저 사람들은 100% 한국사람이야'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걱정인형 두 명이 프라하에서 사람이 가장 많다는 그곳으로 갔으니 당연한 게 아닌가
야경에 대한 같은 시선 그리고 다른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 프라하의 야경은 우리의 걱정들 하나하나를 뒤로하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소매치기범이 물건을 가져간다 해도, 우리는 '야경'이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눈에 담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야경에 정신을 똑바로 차린다 한들 소매치기를 당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이는 우리의 불찰이 아닌 근사한 야경의 탓으로 돌릴 정도로 프라하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까를교에서 그리고 천문 시계탑에서, 관찰한 야경을 보니 야경을 보러 왜 이곳에 오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프라하 야경은 앞서 말했듯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다. 특히 까를교를 바라보고 있으면 화려함 보다 따뜻함이 더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도시 전체에 깔린 웜화이트 (Warm White) 조명으로 인해 포근함이 느껴진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프라하 야경에 열광하는 이유가 이런 포근함, 따스함 조명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었을 때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 하나 가 있었다. "야경 하면 떠오르는 여러 도시들이 있는데, 왜 항상 유럽 국가들이 먼저일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야경이 훨씬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체코, 부다페스트 등 유럽 국가의 야경이 좀 더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였다.
저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일치했다. '야경이란, 화려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였다. 앞서 말했듯 프라하, 부다페스트 외에도 파리를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의 도시들이 '야경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야경 특징은 결코 화려함만이 아니었다. 되려 화려하지 않은 곳도 많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일치했지만, 우리는 야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야경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우리의 시선들을 마주했다.
우리의 시선
야경은 화려함 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 도시 사람들의 행동과 어우러진 음악, 그리고 분위기 등 야경을 바라볼 때 담아내는 모든 것들이 '야경'에 포함된다고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되었을 때 비로소 '야경이 참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닐까. 우리의 시작점은 비행기 표가 평상시와는 다르게 저렴해서였지만, 그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 프라하를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야경'때문이었다. 우리의 목적은 야경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프라하에 오는 이유가 아경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바로 그것을 위해 여행을 떠났다. 어쩌면 첫째 날 그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우리 눈에 담은 것만으로도 우리 여행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적어도 야경은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한 것이 아닐까?
야경의 멋짐을 결정짓는 주된 요소는 조명이다. '야경이 화려하다'라고 표현되는 이유는 쿨 화이트 계열의 조명을 사용했기 때문이며, 더욱이 아시아 계열은 그러한 계열에 다양한 색상을 추가하였기 때문이다. '야경이 따뜻하다'라고 표현되는 이유는 웜화이트 계열의 조명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의 사람들은 아시아권 국가의 사람들에 비해 눈동자가 밝고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그들은 색상에 대해 아시아권 사람들보다 훨씬 민감하다. 그래서 이들은 쿨 화이트 계열의 조명 보단, 웜화이트 계열의 조명을 선호하고 찾는 편이다. 이러한 부분이 야경에 반영되어 있고, 우리의 눈에도 자극을 덜하기 때문에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편하게 조명들을 오랜 시간 바라보면서 야경이 참 따뜻하고 아름답다 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의 서로 다른 시선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고 판단할 수가 없었다. 때로는 딱 한걸음의 차이가 한 의견의 차이가 결정적일 때도 있겠지만, 프라하 야경 앞에서 그 차이는 결정적이지 않았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야경' 그 자체였다.
야경을 품은 도시 그리고 도시 전체가 예술품인 프라하, 이곳에서 우리는 첫날을 채워 넣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숙소에서 짐을 풀고, 천문 시계탑에 올라가고, 까를교를 구경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프라하를 느끼며 현실에 두고 온 걱정과 괴로움을 잠시나마 멀리했다. 자연스럽게 멀리하는 그때에 우리의 마음은 편안해졌다. 게다가 오늘이 여행의 첫째 날이고, 내일은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사실에 행복했다.
이렇게 우리는 벗어던지고 온 현실의 괴로움은 잠시 멀리한 채 프라하에서의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연인에서 부부가 된 융짱과 호순 작가의 연애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여행하는 그 순간 융짱과 호순이의 기분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합니다. 때로는 이 부분이 우리 부부(커플)의 중심이 되어 부담스럽거나 정반대의 의견에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융짱과 호순 작가
: 사진 잘 찍고 싶은 호순 작가와 글을 잘 쓰고 싶은 융짱, 회사원 부부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알뜰살뜰 월급 모아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