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초승
울타리 너머, 너를 바라본다
쇠창살 틈새로 어렴풋이 스치는 네 모습
나는 과연 너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쪽에서 보이는 너의 어깨
저쪽에서 엿보이는 너의 입술
조각난 너를 맞추듯
울타리 가장자리마다 발걸음을 옮기지만
그것만으로 너를 온전히 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너를 알고 있다고 믿으려 하면서도
울타리가 가로막은 그 너머의 너를
알지 못한다는 불안
결국 나는 울타리를 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높아
겨우 손을 뻗기도 전에
나는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