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보름
조각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조각한다
나 자신을
하나하나, 세세히 깎아 조각한다
올곧이 일어난 전신상
자신의 몸에 집중한 토르소
평면 위에 입체감을 부여한 부조
또는
흔들림 없는 단단한 석고상
생명력이 깃든 목각상
찰흙으로 빚은 무언가
모든 조각사들은
완성을 원한다
자신의 작품이 미완으로 남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완성’이 아니라 ‘진행 중’이다
끝이 아니라, 여전히 조형되는 중이다
나의 조각은
흉상일 수도, 환조일 수도
석고일 수도, 청동일 수도
덩어리일 수도, 정교할 수도
있지만
완성은 아닐 것이다
나의 조각이 무엇으로 완성될지
아니면 평생 미완으로 남을지 모른다
괜찮다
과정 속에 아름다움이 있으니
나는, 중간으로 남겠다